코로나19로 한달 간 증시 급락…코스피 등락률 6위→13위

입력 2020-02-2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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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한 폐렴’ 공포로 코스피가 3% 넘게 급락 마감한 모습.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69.41포인트(3.09%) 내린 2176.72를 가리키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한 달 동안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23일 블룸버그가 지난 20일을 기준으로 최근 한 달간 각국 증시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코스피는 2.4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20개국(G20) 주가지수 가운데 코스피 등락률 순위는 6위에서 13위로 7계단이나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이탈리아는 주가지수가 3.89%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캐나다(2.19%), 호주(1.04%), 유럽연합(EU)(0.39%) 등도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44% 하락했으나 수익률 측면에서 한국보다는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상해 종합지수(-1.47%)와 일본 닛케이 225 지수(-2.34%)는 하락했지만 코스피보다는 낙폭이 작았다.

이는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증시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코스피는 올해 들어 지난달 16일까지 2.29% 상승하면서 G20 중 6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 이후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전 세계에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 확진자 수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주가와 원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충격이 발생했다. 결국 연초 대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는 것은 물론, 추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감염증의 발원지인 중국이나 최근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한 일본보다 국내 증시가 받은 충격이 더욱 컸다는 점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대외 의존도가 높고 환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내 금융시장의 특성에 따라 아시아 증시 가운데 한국 증시가 유독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라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불안 우려가 원화 약세로 이어지면서 외국인 수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5원 오른 달러당 1209.2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 3일(1215.6원)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화가 약세를 이어갈 경우 환차손에 따른 투자 수익률 하락을 우려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할 우려가 있다.

더구나 월말ㆍ월초에 경제지표 발표가 이어지는 것도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부진이 경제지표를 통해 확인되면 또다시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내주 발표 예정인 2월 소비자심리지수에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여실히 드러날 전망"이라며 "이달 말 발표될 광공업생산에 대한 기대치도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원화 약세가 수출 기업에 호재로 작용하면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대훈 연구원은 "우리나라 성장주의 대부분은 수출 관련 종목인 만큼 코로나19 여파 등에 따른 원화 약세 압력은 현시점에서 나쁘지만은 않다"며 "오히려 투자심리가 위축된 이 시기를 반도체 및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종목의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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