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K-브랜드] “K-패션, 해외시장서 성공하려면 가격 경쟁력·브랜드파워 키워야”

입력 2020-01-2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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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글로벌 공략’ 조언

▲한섬 시스템 2020년 파리 패션위크 화보
해외 무대에 진출한 K패션은 아직 ‘주연’이 아닌 ‘조연’이다. 기존 해외 브랜드를 국내 기업이 인수·합병한 사례를 제외하고 해외 패션 시장에서 톱브랜드로 내세울 만한 국내 토종 브랜드는 아직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해외 패션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K브랜드는 이태리 기반의 ‘휠라’다. 유로모니터 측은 “정식 유통 채널 판매액 기준으로 해외 패션 시장에서 휠라의 점유율이 가장 높다”고 밝혔지만 휠라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0.1%다.

전문가들은 K패션 브랜드가 해외 진출에 성공하려면 ‘가격경쟁력’과 ‘브랜드력’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고 조언하다. 해외에 진출한 K패션 브랜드는 대개 고가 라인인 만큼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력을 인정받기 전 가격경쟁력에 밀릴 수밖에 없고, 디자이너 브랜드는 대량 생산이 어려워 해외 시장에서 가격저항이 높을 수밖에 없다. K패션이 해외무대의 주연으로 거듭나기 위해 국내 브랜드가 책정한 가격을 해외 소비자가 수용할 수 있도록 ‘브랜드력’을 높이는 게 최우선이란 얘기다.

정부는 K패션이 해외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해외 패션위크 참여 지원을 시작으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시디자인재단은 ‘서울패션위크’를 해마다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열린 ‘2020 S/S 서울패션위크’에서는 구매력이 높은 아시아 12개국 바이어 135명을 초청해 참여 디자이너들이 수주상담을 받았다. 아울러 해외 패션 전문가들과 참가자들이 소통하며 해외 진출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는 멘토링 세미나도 진행했다. 서울디자인재단은 서울패션위크뿐 아니라 해외 팝업스토어 입점, 해외 패션위크, 해외 전시회 참가까지 지원하고 있다. 산업부도 K패션의 해외 진출을 위한 수주 상담 기회, 해외 온라인 플랫폼 입점 기회 등을 제공하고 있다.

브랜드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개별 브랜드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한섬은 제품 개발 완료 시점을 기존(3개월)보다 최대 5개월 더 앞당겨 한 시즌 앞서 제품을 선보이는 선(先)기획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초기 투자금이 크고 패션 트렌드를 자체적으로 예측해야 하는 만큼 디자인 역량을 확보하기 어렵다. 한섬은 이를 위해 2018년 시스템·시스템옴므의 디자이너 인력을 30% 늘렸고, 지난해에도 인력을 최대 50% 확대했다.

이랜드는 중국 유아동복 시장에 진출하며 제품 품질, 현장 서비스 , 인테리어, 제품 진열에서 차별화를 꾀할 방침이다. 특히 높아져가는 중국의 엄격한 GB테스트(품질 기준)를 기준으로 안전성과 기능성에 중점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이랜드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인도, 베트남, 스리랑카 등 4개국에 생산 시설을 운영하는 등 해외 생산시설에 적극 투자했다.

정재우 동덕여대 패션디자인학과 교수는 “K패션의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해외 소비자에게 K패션을 알릴 기회를 만드는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 차원의 쇼룸, 전시회, 팝업스토어, 런웨이 등이 그런 기회”라며 “K패션에 대한 해외 시장의 반응이 점점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씨를 뿌리고 물을 준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도전하면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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