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를 말하다②] 조재민 KB운용 대표 “10년 전보다 퇴보한 국내 주식형 펀드...퇴직연금이 해답”

입력 2020-01-21 15:42수정 2020-01-2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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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KB자산운용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적극적인 투자와 공정한 기업 경영, 시장의 발전이라는 선순환이 필요하다. 선순환이 안 된다면 한국 주식시장 기피 현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20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를 만났다. 씨티은행과 동양종합금융, 스탠다드은행,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등 30년 넘게 금융시장에 몸을 담은 베테랑이다. 그는 ‘국민의 평생 자산운용 파트너’라는 자사 운용철학처럼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재민 대표는 “외국인들은 장기투자로 한국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데 정작 국내 투자자들은 국민연금을 제외하면 장기투가 없다”며 “단기적인 관점에서 매매하는 이상 박스권을 탈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투자에 포커스를 맞춰 단기매매보다는 장기 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퇴보에도 쓴소리를 뱉었다. 그는 “최근 10년간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채권과 ETF(상장지수펀드) 등 다른 영역들은 크게 성장했지만 국내 주식형만 퇴보했다”며 “활성화를 위해서는 성장 가능성이 큰 퇴직연금을 펀드시장으로 들여와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자본시장과 펀드시장이 발달한 나라는 연금자산이 장기투자 근간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데 이게 없다면 주식시장 활성화가 어렵다”며 “한국의 경우 국민연금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를 빼면 투자자들이 할 수 있는 장기투자 자산이 없다”고 짚었다.

또 “현재 퇴직연금에 200조 원 정도 큰 자금이 쌓여있기 때문에 이를 자본시장, 펀드시장에 들여온다면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현재 국내 주식 비중이 너무 낮기 때문에 이를 매수할 수 있는 환경을 정부가 제도적으로 이끌어준다면 수익률도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자본시장은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연초 이후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는데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세고 미ㆍ중 무역분쟁이나 브렉시트 등의 불확실성도 사라지고 있다”며 “2월까지는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해외와 대체, ETF 등 그동안 취약했던 부분을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모든 분야의 비즈니스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 글로벌 주식이나 리츠상품, 자산배분형 상품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주주로서 주식시장에 투자를 하고, 기업을 자극해 공정하게 경영하도록 하면 지배구조도 개선되고 시장도 활력을 찾을 것”이라며 “이런 선순환이 유지될 수 있도록 시장 참여자들 모두 올바른 환경을 조성하고 감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주요 약력=1962년생.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뉴욕대학교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 씨티은행에 입사해 동양종합금융, 크레디트 아그리콜 엔도수에즈 홍콩지점, 스탠다드 은행 홍콩지점 등에서 딜링룸, 한국데스크, 아시아채권 등을 담당했다. 2000년 이후에는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KTB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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