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K-브랜드] ③전세계 화장대 접수한 K뷰티 '설화수'ㆍ'후'…“한류 스타처럼 예쁘게"

입력 2020-01-1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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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개국 진출 아모레퍼시픽 올 해외 매출 2조 목표…LG생건은 아시아 시장서 급성장… 미샤·에이지투웨니스 등 중소·중견 브랜드들도 해외서 주목

▲지난해 11월 열린 '중국국제수입 박람회'에 참가한 아모레퍼시픽그룹. (아모레퍼시픽)
#1.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 및 기술 전시회인 ‘CES 2020’ 현장에서 K-뷰티 대표주자인 아모레퍼시픽에 시선이 쏠렸다. 아모레퍼시픽은 CES 2020에서 ‘3D 프린팅 맞춤 마스크팩’으로 혁신상을 수상하며 한국의 뷰티 디바이스 경쟁력을 뽐냈다. 이 제품은 사람마다 다른 얼굴 크기, 피부 특성을 반영해 나만의 하이드로겔 마스크팩을 만들 수 있는 제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LED 플렉서블 패치’도 함께 선보이며 전시회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2. 지난해 중국 최대 쇼핑절로 꼽히는 광군제에서 전 세계 화장품 브랜드를 제치고 뷰티 카테고리 매출 1위를 기록한 브랜드가 있다. AHC가 주인공이다. 광군제에서 매출 신기록을 달성했다. AHC는 광군제에서 티몰 글로벌 내 20만 개 브랜드 중 판매 순위 4위, 티몰 글로벌 뷰티 카테고리 1위를 차지하며 한국 화장품의 위상을 또 한 번 확인시켰다. AHC는 지난해 6월 열린 알리바바 그룹의 ‘6.18 쇼핑 페스티벌’에서도 2년 연속 티몰 국제관 한국 뷰티 브랜드 1위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광군제에서는 한국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전체 순위 TOP10 내 7위에 올랐다.

‘K-뷰티’가 국제무대에서 조연에서 주연으로 부상했다. K-POP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으며 아이돌 그룹들이 사용하거나 모델로 활동하는 한국 뷰티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아시아권을 넘어 세계로 확산 중이다. 2000년대 뷰티 한류를 이끌었던 주역이 한국 화장품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뷰티 양강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었다면 2010년대 중반을 넘어서며 국제무대에서 조명받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도 증가하고 있다.

브랜드숍 중심의 해외 진출은 어느새 해외 유명 뷰티&헬스스토어와 백화점으로 영역을 넓혔고 중견·중소 화장품 브랜드까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정용진 화장품’으로 불리는 ‘센텐스(S-CENTENCE)’ 필리핀 1호점. (이마트)
◇ ‘K-뷰티 맞수’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해외서도 맞불 =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경쟁 무대는 더이상 국내가 아니다.

중국에서 한방라인인 설화수와 후로 매출 경쟁을 펼친 것도 이미 과거다. 이제는 전 세계를 무대로 이들의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형국이다. 아모레퍼시픽은 40여 개국에 진출해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에뛰드, 마몽드 등 주요 5개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에뛰드는 지난해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권까지 진출 국가를 넓혔다. 라네즈는 지난해 4월 프랑스, 러시아,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18개국 800여 개 세포라(Sephora) 매장에 입점하는 쾌거를 거뒀다. 10년 전만 해도 유럽 세포라에서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만나기 어려웠던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올해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매출 목표는 2조 원이다.

LG생활건강은 ‘후’, ‘빌리프’를 중심으로 중국, 베트남, 대만, 일본,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미국 등 해외법인이 진출한 기존 시장뿐 아니라 현재 61개 국가에 진출했다. LG생활건강은 아시아에서 특히 높은 성장을 거두고 있다. 2018년 기준 화장품의 해외 사업 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성장하며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19 인도네시아 K-콘텐츠 엑스포’ 애경산업 에이지트웨니스 무대. (애경산업)
◇ 해외서도 주목받는 중견 브랜드 = 중견·중소 화장품 브랜드의 경우 국내 화장품 유통의 패권을 브랜드숍이 잡았던 2000년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기존 여러 브랜드를 함께 판매하는 전문점의 영향력이 약화되면서 온라인몰과 대형마트 외에 마땅한 유통채널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리브영, 랄라블라 같은 헬스&뷰티스토어가 화장품 유통을 주도하면서 중견·중소 브랜드의 유통망 확대는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는 해’로 꼽히는 브랜드숍도 해외에서는 주목받는 K-뷰티 전도사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는 현재 전 세계 44개국에 16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일본, 홍콩, 중국에서는 단독 매장 외에 헬스&뷰티스토어에 입점하는 이원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미샤는 지난해 3월 영국, 폴란드의 이커머스에 진출한 후 러시아와 중앙아시아까지 진출 국가를 확대했다.

국내 홈쇼핑 히트상품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브랜드인 애경산업의 ‘AGE 20’s’(에이지투웨니스)는 이미 브라운관 밖의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는 애경산업의 해외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후 국내에 진출한 브랜드도 있다. 차바이오F&C의 ‘새터데이 스킨(Saturday Skin)’은 2017년 미국 세포라에 첫 론칭한 후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등 15개 유럽 국가의 877개 세포라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먼저 이름을 알렸다. 새터데이스킨은 지난해 세포라 한국 1호점에 입점하며 한국에 역진출한 토종 브랜드가 됐다.

‘정용진 화장품’으로 불리는 ‘센텐스(S-CENTENCE)’도 몽골,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필리핀까지 진출 국가를 확대했다. 이마트의 PB 브랜드인 센텐스는 ‘마트화장품’에 대한 인식을 바꾼 브랜드로 필리핀 유통기업인 ‘로빈슨스 리테일(R-obinsons Retail)’에 1호점을 오픈한 데 이어 필리핀 뷰티 전문 온라인몰 ‘Beau-tyMNL’에도 입점했다.

◇ K-뷰티 가능성, 글로벌 뷰티 공룡들도 인정 = 에스티로더, 로레알 등 글로벌 뷰티 공룡 역시 한국 화장품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세계가 주목하는 K-뷰티 브랜드를 인수·합병하며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가 닥터자르트와 남성 그루밍 브랜드 DTRT(Do The Right Thing)를 소유한 해브앤비를 전격 인수했다.

해브앤비를 인수하며 에스티 로더 측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아태지역, 북미, 영국 시장에서 스킨케어 브랜드를 확장하는 닥터자르트를 인수해 에스티 로더가 스킨케어 부문에서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닥터자르트의 성공을 자신했다.

K-뷰티 브랜드의 해외인수는 닥터자르트에 국한되지 않는다. 유니레버가 2017년 화장품 브랜드 AHC로 유명한 카버코리아를 품었고 이듬해에는 로레알그룹이 스타일난다를 인수했다. 스타일난다는 화장품 브랜드 3CE(쓰리컨셉아이즈)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로레알그룹의 인수에 3CE와의 시너지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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