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지점 통폐합·희망퇴직…내년 ‘허리띠’ 더 조인다

입력 2019-12-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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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목표 줄줄이 하향

시중은행들이 내년 경영 목표를 속속 하향 조정하며 비용절감에 나섰다. 초저금리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사태로 상품 판매 감소 등 올 하반기에 이어 내년 역시 은행업계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들이 지점 통폐합과 희망퇴직 카드를 꺼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내년 자기자본이익률(ROE) 전망치를 2%포인트가량 낮춰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3분기 기준으로 9~10%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7%대까지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있다는 의미다. ROE는 투자된 자본을 사용해 어느 정도 이익을 올리는지 나타내는 대표적 수익성 지표로 활용된다.

시중은행들은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점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이 올해 46개의 지점을 신설한 반면, 77곳을 폐쇄했다.

신한은행은 내년 2월 3일부터 서울 PMW강남대로센터와 테헤란로기업금융센터, 분당 수내동 지점 등 3곳을 인근 지점으로 통폐합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군산시청점을 올해까지만 운영하고 내년 1월 2일부터는 군산종합금융센터로 통합한다. 우리은행도 서울 공릉역지점과 서울교통공사 출장소를 올해까지 운영한다. KEB하나은행은 2일 서울 발산역 등 3개 지점을 통폐합했다. 30일부터는 서울 역삼, 테크노마트점 등 16개 지점도 인근 영업점과 합친다.

디지털화 흐름에 맞춰 비대면거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내년에도 지점 통폐합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저금리 기조에 경기 부진, 수수료 수입 감소 등으로 경영환경은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는 올해가 마지막 호황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내년에는 ‘마른 수건 쥐어짜기’가 이어지면서 지점 통폐합은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들이 지점 구조조정에 나서는 사이 직원 인건비와 복리후생비, 퇴직급여충당금, 영업점 임차료 및 지점 물건비 등을 포함한 일반관리비는 늘었다. 4대(국민·신한·우리·KEB하나) 은행의 일반관리비는 올해 3분기 9조4747억 원에 달했다. 작년 8조8042억 원보다 7.6% 급증했다.

비용절감을 위해 은행들은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26일부터 3일간 희망퇴직 접수를 받아 590명이 신청을 마쳤다. 이번 희망퇴직 신청 대상자는 만 56세 해당 직원, 전 직급을 대상으로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의 직원이다.

KEB하나은행도 올해부터 연간 2차례 고연령 장기 근속직원을 대상으로 ‘준정년 특별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만 40세 이상, 근속기간 15년 이상 직원이 대상이다. 2017년 말과 올해 초에는 임금피크제 직원이 남은 연봉을 한 번에 받고 회사를 떠나는 임금피크제 특별퇴직도 실시했다. 하나은행은 10일 치러지는 노조 선거를 통해 새로운 노조 집행부와 연말 희망퇴직을 논의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현재 노사 간 임금단체협상이 진행 중이라 이 협상이 끝나면 1월 중 희망퇴직을 진행할 계획이다.

24일 노조 선거를 앞둔 국민은행은 새 집행부가 결정되면 노사 간 희망퇴직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연임에 성공한 박필준 노조위원장 집행부와 희망퇴직 조건과 규모를 협의 중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리 하락, 경기 둔화, 대출규제 강화 등 은행을 둘러싼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며 “줄일 수 있는 비용은 최대한 줄이며 실적을 방어하고 내실을 다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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