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노조, ‘시계 제로’에 ‘실리’ 집중한다

입력 2019-11-04 16:00

투쟁 위주 전략 탈피…기아차 노조, 실리 내세운 후보 선전

▲지난해 9월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금속노조 주최로 열린 공동파업 출정식. (연합뉴스)

완성차 업계의 위기감이 커짐에 따라 노동조합도 투쟁 위주의 전략에서 벗어나 실리를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에 최근 ‘새미래 노동조합’이라는 이름의 제3노조가 설립됐다. 금속노조 출신 1노조 지도부의 조직운영 방식에 반발한 조합원들이 새 노조를 결성한 것이다.

새 노조 설립을 주도한 고용환 임시 위원장은 “현재 지도부는 올해 임단협에서 회사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파업을 위한 파업’을 감행했다”며 “그럼에도 임금인상과 신차 물량 배정 그 어느 것도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생산량 감소를 마주한 르노삼성차는 올해 말로 닛산 로그 위탁생산 종료를 앞두고 있어 추가 구조조정의 가능성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제3노조 설립은 이러한 회사의 상황에 위기의식을 느낀 조합원들이 대안 세력을 구성한 결과로 분석된다. 현재 공식 지도부가 없는 상황임에도 새미래 노조 조합원은 이미 80명을 넘어서며 금속노조 산하 제2노조 조합원 수(40여 명)를 앞질렀다.

고 임시 위원장은 “올해와 내년 협상을 거치면 결과물을 얻지 못한 지도부에 실망한 조합원들이 자연스레 새미래 노조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 노조 집행부 선거에서도 실리를 추구한 후보가 조합원의 상당한 지지를 받았다.

전국금속노조 기아차 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실시된 차기(26대) 지도부 선거 결선투표에서 강경성향의 최종태 후보가 53%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광주형 일자리를 찬성하는 등 실리를 내세운 박재홍 후보는 2위에 머물렀지만, 결선투표 이전 5개 후보가 맞붙은 경쟁에서 최 후보와 890여 표 차이를 보이며 선전했다.

당선된 최 후보도 ‘4차 산업혁명 대비 고용 안정 쟁취’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일자리라는 현실적 요구안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앞서 현대자동차 노조 역시 올해 자동차 산업의 대내외 불확실성과 미ㆍ중 무역갈등,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등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파업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현대차의 무분규는 8년 만이다.

쌍용자동차는 올해도 분규 없이 노사 협상을 마무리지었고, 9월 사원 복지 축소와 순환 휴직 등을 골자로 하는 회사 측의 비상경영계획도 수용했다.

정일권 쌍용차 노조 위원장은 “회사가 연속해서 적자를 내고 있는데 자동차 산업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회사가 살아야 일자리도 지킬 수 있다는 호소에 노조원들이 복지 축소를 받아들여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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