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 이거 뭐야?“ 해외서 화제된 한국 맥도날드 '일회용 컵'…알고 봤더니

입력 2019-10-1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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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What are these plastic things on top of Korean McDonalds coffee cups?'라는 제목으로 노란색 플라스틱 용도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 (출처=레딧 게시물 캡처 )

얼마 전 미국의 소셜 뉴스 웹사이트인 ‘레딧(Reddit)’에 한국과 관련한 흥미로운 게시물 하나가 올라왔다.

‘한국의 맥도날드 커피 컵 위에 있는 노란색 플라스틱은 뭐지?’

글쓴이가 올린 사진에는 맥도날드의 검은색 일회용 커피 컵 위에 얹어진 노란색 플라스틱 조각 하나를 볼 수 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다. “한국인들은 가방에 차(tea)를 넣고 다니나? 티백을 둘 곳이 없으면 이것으로 덮을 수 있겠다”라거나 “오렌지/노란색으로 일반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를 구분해 표시하는 것 아닐까” 등, 저마다의 의견을 속속 올렸다. 노란색 밑에 있는 공간이 특정 목적으로 설계됐을지도 모른다는 댓글도 달렸다.

▲한국에서도 '노란색'의 용도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출처=네이버 지식인 캡처 )

해외에서만 화제가 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체 모를 노란색'을 두고 인터넷상에서 서로 묻고 답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회원 수 191만 명에 달하는 네이버의 한 카페 역시 노란색 플라스틱의 용도에 대한 글이 게시됐다. 손잡이 같아 노란색을 잡아들어 올리면 커피를 쏟을 것만 같고, 이것만 빼려면 어려움 없이 빠지는 것을 보면 용도를 도대체 알 수가 없다는 것. 네이버 지식인에도 사진과 함께 비슷한 내용의 질문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네티즌들은 나름의 해석과 추측을 했지만, 정답과는 거리가 멀었다. 컵 덮개를 고정하기 위한 것, 단지 컵 홀더 모양을 가진 텀블러라는 의견이 나왔지만, 알고보니 이 ‘노란색’의 목적은 이게 아니었다.

그렇다면 노란색 플라스틱은 대체 무엇일까. 기자가 확인한 결과, 정식 명칭은 ‘음료컵용 컵 뚜껑’이다. 음료가 누수되는 것을 막기 위한 뚜껑이라고나 할까. 커피가 새어 나올 수 있는 구멍을 막는 역할이다. 그런데 어떤 구멍이냐고?

▲커피 컵 뚜껑에는 아주 작은 구멍이 하나 있다. '공기유통구'다. 빨간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바로 그것. (홍인석 기자 mystic@)

음료컵용 컵 뚜껑, 그러니까 이 노란색 플라스틱은 '공기유통구'를 막기 위해 고안됐다. 일회용 커피 컵에는 음료를 원활히 마실 수 있게 도와주는 공기유통구가 있다. 뚜껑을 보면 눈곱만한 작은 구멍을 볼 수 있는데, 컵 내부로 공기를 유입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이 구멍이 있어야만, 컵을 기울일 때 원활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문제는 일회용 커피 컵이 흔들릴 경우 공기유통구로 커피가 흘러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화제의 ‘노란색 플라스틱'은 누수된 음료를 다시 컵 내부로 모일 수 있도록 하고, 음료가 외부로 누수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출처=대한민국특허청 홈페이지 캡처 )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이 ‘음료컵용 컵 뚜껑’이 우리나라 특허라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정식으로 등록된 A4 용지 9쪽 분량의 특허다. 국내 특허로 제작된 뒤, 한국맥도날드의 커피 일회용컵에 본격 적용한 것이다.

하지만, 맥도날드와 실용실안권자는 특허가 적용된 일회용 커피 컵이 국내외에서 화제가 된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다. 한국맥도날드 측은 “(레딧에서 화제가 된) 그런 사실이 있는지 몰랐다”라며 신기해했다. 실용실안권자인 특허업체 역시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현상만 놓고 보면 대한민국의 작은 회사가 기술력으로 해외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아니 궁금증을 유발시켰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인 듯 싶다. 작지만 실용적인 기술 덕분에 특허도 내고 화제몰이를 했으니 말이다.

참고로, 특허를 낸 업체는 2017년 기준으로 사원 수 42명에 매출 111억 원인 준일산업이라는 중소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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