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동시장·기업활력 추락에 발목잡힌 경쟁력

입력 2019-10-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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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한 올해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평가 대상 141개국 가운데 13위로 나타났다. 작년 15위에서 2계단 상승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9일 이 같은 WEF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국가별 종합경쟁력은 싱가포르가 1위, 미국이 2위였다. 아시아에서는 홍콩(3위), 일본(6위), 대만(12위)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다섯번 째다.

WEF는 매년 각국 정부가 내놓는 통계와 각국 기업 최고경영자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평가한 국가경쟁력 순위를 발표한다. 기본환경과 인적자원, 시장 조건, 혁신 생태계에 대한 12개 부문이 평가 대상이다. 올해 부문별로는 한국의 거시경제 안정성과 정보통신기술(ICT) 보급이 지난해에 이어 1위였다. 인프라(6위), 혁신역량(6위), 보건(8위) 등도 최고 수준이다.

경제 기본환경과 혁신역량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우리 노동시장의 형편없는 후진성이 국가경쟁력의 최대 걸림돌인 것 또한 거듭 확인됐다. 올해 노동시장 순위는 51위로 작년 48위에서 더 내려갔다. 세부 항목별로는 노사협력이 2018년 124위에서 130위로 떨어져 세계 꼴찌 수준이다. 정리해고비용(114위→116위), 고용·해고 유연성(87위→102위), 임금결정 유연성(63위→84위)도 바닥이다. 대립적 노사관계로 노동시장 경직성이 갈수록 악화하고, 인적자본의 효율적 이용이 크게 제약되고 있는 것이다.

제도적 규제와 관련된 기업활력 경쟁력도 작년 22위에서 올해 25위로 밀렸다. 정부규제에 따른 기업부담(79위→87위), 규제개혁에 관한 법률구조 효율성(57위→67위), 창업비용(93위→97위), 창조적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기업(35위→42위), 파산회복률(12위→14위), 오너리스크에 대한 태도(77위→88위) 등 대부분 항목이 하락했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기업활동이 규제에 발목잡혀 갈수록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가 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WEF는 “도전적 기업가정신의 고양과 국내 경쟁 촉진,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경직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새삼스러운 얘기도 아니다. WEF뿐 아니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도 해마다 지적되고 있는 것이 우리 노동시장의 취약성과 규제다. 그런데도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 문제부터 해결되지 않고는 혁신의 동력을 잃으면서 우리 경제 성장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고질적 노동시장 후진성 타파를 위한 구조개혁과, 만연한 기업규제의 혁신이 최우선 과제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도 노동개혁은 거대 노조의 철밥통 기득권에 가로막혀 있는 데다, 정부 정책마저 친(親)노동 편향적이다. 규제의 혁파 또한 늘상 강조되지만 별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미 저성장이 고착화하고 있는 한국 경제를 일으켜 세우는 길도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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