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공보준칙 개정 충돌…與 ‘검찰개혁’ vs 野 ‘수사방해’

입력 2019-09-1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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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조국 이견’에 정기국회 일정 합의 실패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오른쪽),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제한을 골자로 한 ‘공보준칙 개정’을 놓고 16일 정면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검찰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나서자 한국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 방해라며 대여 투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18일 사법개혁 당정 협의를 한다. 당정 회의를 통해 조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도다. 부정적인 여론에도 조 장관이 임명된 만큼 조기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법 개혁의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공보준칙 개정은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당정이 서둘러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 관련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공보준칙 개정 방침을 밝힌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이인영 원내대표는 최고위 회의에서 “당정 협의는 추석 전부터 계획됐던 것”이라면서 “피의사실 공표는 오래전부터 검찰의 잘못된 수사 관행으로 거론돼 왔던 문제이며 현재 검찰의 수사와는 별개”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쟁이냐 민생이냐’는 프레임을 내세워 야당을 압박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국민을 도외시한 정치투쟁과 정쟁을 멈춰야 한다”면서 “수사는 검찰에 맡기고 민생을 국회가 책임져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당정의 공보준칙 개정 방침을 ‘수사 방해’로 규정하고 조 장관에 대한 파면을 강도 높게 요구했다. 황교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조국의 부당한 검찰 인사 개입 겁박과 공보준칙 강화를 빙자한 검찰 수사 보도 금지 추진은 명백한 수사외압이며 수사 방해”라고 비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가족이 수사받고 있으니 피의사실 공표를 막겠다는 장관”이라면서 “이것이 대한민국을 위한 법무부냐 조국 일가를 위한 법무부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황 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조국 파면 촉구 삭발식’에서 “범죄자 조국은 자신과 일가의 비리, 그리고 이 정권의 권력형 게이트를 덮기 위해 사법 농단을 서슴지 않았다”며 “문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더 이상 국민의 뜻을 거스르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국에게 마지막 통첩을 보낸다”며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와라. 내려와서 검찰의 수사를 받으라”고 촉구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날 “조국 이슈가 문재인 이슈로 변화하고 있다”며 “사태를 수습할 가장 빠른 길은 지금이라도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의 임명을 철회하는 길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만나 정기국회 일정 문제를 논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17일부터 3일간 예정됐던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은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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