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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자녀 의사만들기’ 입시 꼼수가 판치는 나라
입력 2019-08-26 08:36   수정 2019-08-28 18:18

대학 입시에서 의대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입시 성적 순으로 서울에서 제주까지 의대를 모두 채우고 나서 서울대 공대 순이 돌아온 말이 현실화된지 오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의대 진입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상당하다. 종로학원 하늘교육에 따르면 2012~2018년 ‘스카이대’(서울대·고대·연대)에 다니다 중도 탈락한 학생이 연간 1000여명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들 대부분은 의대나 약대를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계에서는 이런 현상을 “앞날이 불투명한 고령화 사회에서 고액연봉, 전문직, 명예, 정년보장 등을 누리며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이처럼 치열한 입시 경쟁을 뚫기 위해 의대 준비생들은 내신 및 학생부종합전형 등 단 1점이라도 더 받기 위해 갖가지 전략을 동원한다. 더욱이 ‘자녀 의사 만들기’프로젝트에 발빠른 일부 기득권층 부모들까지 가세해 맹활약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등재·장학금 수혜 등의 사태는 이러한 현실을 고스란히 대변해주는 사례다. 결국 자녀의 성공을 나의 성공으로 동일시하고, 부모의 아바타로 키우기 위해 온갖 ‘꼼수’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은 TV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현실판’과 똑같다는 씁쓸한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다행히 최근들어 의대 입시에서 인성영역의 비중이 커져가고 있다. 서울대 의대는 지난해 “훌륭한 의사는 지식뿐 아니라 그에 걸맞은 인성도 지녀야 한다”며 “대입에서부터 인성 갖춘 인재를 선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의대 입시에서 인성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더 이상 기득권층의 ‘자녀 의사 만들기 꼼수 프로젝트’가 진정한 의사의 길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다. 이번 사태가 의사 자질을 갖춘 인재 발굴에 입시제도가 악용되지 않고 불의가 판치지 못하도록 다각적이고 치밀한 입시 시스템이 구축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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