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어디갈래] 스크린으로 허무는 '성벽'…新 박남옥 찾아라

입력 2019-08-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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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9일~9월 5일, 전세계 44개국 754편 출품

▲1950년대 '바람난 여성'이라는 센세이셔널한 소재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 '자유부인'은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 특별전'에서 소개된다.(사진제공=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1997년에 시작해 올해로 21살을 맞았어요. 영화제 초기에 여성들은 동숭동에 살다시피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김은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이사장은 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김 이사장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지속되어야 한다"며 "여성주의 영화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텍스트에서 이해하지 못한 걸 영화로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여성상, 새로운 앵글이 담긴 작품을 상영하고, 여성 영화인들이 배출되고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한국 최초의 여성감독 박남옥의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인 '미망인'도 무료 관람할 수 있다. (사진제공=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는 슬로건으로 여성 영화인 발굴, 여성 영화 발전을 추구해 왔다. 올해는 29일부터 9월5일까지 서울 마포구 메가박스 상암, 문화비축기지 일대에서 열린다. 31개국에서 출품한 영화 119편을 상영한다.

변재란 조직위원장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20 1, 벽을 깨는 얼굴들'은 앞으로의 10년을 기약하며 새롭게 출발하는 영화제의 마음을 담은 올해 슬로건이다. 봄에서 여름으로, 신촌에서 상암으로 개최 시기와 장소를 옮긴 만큼 프로그램에 새로움을 더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한국 영화 최초의 여성 감독 박남옥, 최초의 여성영상집단 '바리터' 등 영화 산업의 남성 중심적 벽을 허물고 자신만의 족적을 남긴 여성영화사의 선구자들을 만날 수 있다.

▲개막작 '신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페트루냐'(감독 테오나 스트루가르 미테브스카)는 2014년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동유럽의 그리스 정교 세계에서 행해지는 구세주 공현(신이 모습을 나타내어 보여 주는 일) 축일 이벤트를 통해 심각한 곤경에 빠진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진제공=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은 마케도니아 감독 테오나 스트루가르 미테브스카(45)의 '신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페트루냐'다. 올해 관객과 함께 고민하고자 하는 주제는 '룸'이다. 미투 운동, 디지털 성범죄,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성추문 등 밀실에서 이루어지는 남성 중심의 유흥 문화와 비즈니스의 문제를 '룸의 성정치'라는 이름으로 쟁점화한다.

'여성주의적 영화사 쓰기'를 주제로 한 국제학술회의, 페미니즘 서적과 영화제 굿즈 등을 판매하는 '마켓F×모두의 시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올해 초 유명을 달리한 여성영화의 거목 아녜스 바르다와 바바라 해머를 기리는 추모전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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