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미 "외교·경제적 이유로 '위안부' 피해자 상처 헤집는 행위 멈춰야"

입력 2019-08-14 19:27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14일 제2회 기림의 날 기념식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14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정부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마친 뒤 이용수 할머니와 포옹하고 있다.(연합뉴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숭고한 삶을 기리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인권이 이야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고, 이 문제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기림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기념식을 열고 있다. '8월14일'은 지난 1991년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학순 할머니께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 공개 증언한 날이다.

진 장관은 기념사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고통을 승화시켜 전 세계에 인권의 가치를 일깨워 오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숭고한 삶을 기리기 위해 모였다"라며 "지난해 우리는 이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고 두 번째 기념식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3·1 운동과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15일은 제74주년을 맞는 광복절이다.

진 장관은 "우리가 나라를 잃었던 암흑기에 할머니들은 모진 핍박을 받으셨다"라며 "나라를 되찾았지만,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셨고, 낯선 곳을 떠돌며 대한민국 역사의 가장 잔혹한 경험과 기억을 감내해야 했다. 형언할 수 없는 아픔 속에서 제대로 위로도 받지 못하셨지만만, 할머니들은 슬픔 속에 머무르지 않고

크나큰 용기를 내어 세상 밖으로 나오셨다"고 말했다.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0명만 남았다.

진 장관은 "올해 초 돌아가신 김복동 할머니를 비롯해 작년 기림의 날 이후 벌써 여덟 분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라며 "장관으로 부임한 이후 생존해 계신 할머니들을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할머니들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진 장관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생활을 지원하고,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접근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국내·외 기록물 발굴과 조사, 심층적인 연구를 지원하고, 보존하고 기억해야 할 자료들을 아카이브로 집대성함으로써 연구와 조사의 체계적 기반을 다져나갈 것"이라며 "위안부 문제를 보편적 여성인권의 문제로 정립하고 역사적 교훈으로서 기억할 수 있도록 자라나는 세대를 교육하겠다. 전 세계적 관심과 연대를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평화와 인권을 이야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피해자가 수용할 수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단체, 학계 등과 지속해서 소통하고 기념사업도 성의를 다해 추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진 장관은 최근 개봉한 영화 '김복동'에 나오는 노래 가사를 직접 낭독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빈들에 마른 풀 같다 해도

꽃으로 다시 피어날 거예요

누군가 꽃이 진다고 말해도

난 다시 씨앗이 될 테니까요

그땐 행복 할래요

고단했던 날들

이젠 잠시 쉬어요

또다시 내게 봄은 올 테니까

빈들에 마른 풀 같다 해도

꽃으로 다시 피어날 거예요

흙으로 돌아가는 이 길이

때로는 외롭고 슬프겠지만

그땐 행복 할래요

고단했던 날들

이젠 잠시 쉬어요

또다시 봄은 올 테니까

빈들에 마른 풀 같다 해도

꽃으로 다시 피어날 거예요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