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법률-상속] 젊은이들이여, 지금 유언장을 쓰자

입력 2019-08-12 15:24

필자는 꽤 오랫동안 상속 관련 일을 해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상속 관련해서 어떤 사건들이 많이 생기고 줄어드는지, 사람들이 어떤 일에 관심을 가지는지 추세를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최근에는 유언장을 작성하거나 신탁 등을 하는 방법으로 상속을 대비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특히 나이가 많은 사람뿐만 아니라 비교적 젊은 나이의 사람들도 필자에게 상속 관련 상담을 요청하거나 실제 유언장을 작성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유언을 하거나 상속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만하다. 그런데 아직 건강하고 사회 활동을 활발히 하는 젊은 사람들이 상속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가 생각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우선 첫 번째는 젊은 사람들 중에서도 상당한 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사업 성공으로 큰 돈을 번 젊은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고, 부모로부터 증여나 상속을 받아 상당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젊은 사람들도 많다. 게다가 최근 부동산 등의 가격이 상승해 자산 가치가 상승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이유는 부모 등 다른 가족들이나 주변 사람들이 상속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접한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필자에게 상담을 의뢰한 젊은 사람들 중 많은 경우가 가까운 사람들이 상속 분쟁을 겪은 사람들이었다.

사람은 나이가 많은 순서대로 죽는 것이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불의의 사고나 질병으로 일찍 죽기도 한다. 젊은 사람이 상속에 관한 준비 없이 죽게 되면 나이가 많은 분이 돌아가셨을 때보다 더 복잡한 상속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나이가 젊은 사람이 죽었을 때에는 1순위 상속인이 되는 자녀들이 아직 나이가 어린 미성년자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상속인이 성인이라면 상속인들끼리 협의를 해서 상속 재산을 분할할 수도 있고, 협의가 되지 않으면 소송을 해 나눌 수도 있다. 그런데 상속인이 미성년자라면, 미성년자는 법적으로 혼자서 법률적인 행위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상속재산을 분할하기 위해 법원을 통해 특별대리인을 선임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할 수도 있다. 만일 이혼한 후 혼자서 아이를 키우고 있다가 사망한 경우라면 사망한 사람의 재산은 미성년자인 아이가 상속받게 되지만, 이혼한 전 배우자가 아이의 친권자로서 아이의 재산 관리를 하게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뜻하지 않게 이혼한 전 배우자에게 재산이 넘어가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이혼한 전 배우자는 재혼을 했을 수도 있다.

이처럼 미리 상속에 관한 대비를 할 필요성은 오히려 젊은 사람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워낙 바쁘게 살고, 자신이 갑자기 죽을 경우에 대한 생각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속에 관한 준비를 하지 못한다.

상속에 관한 준비는 미리 증여를 할 수도 있고, 요즘은 신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편한 방법은 유언을 하는 것이다. 유언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안 하는 것보다는 백 번 낫다. 적어도 내가 원하지 않는 사람이 내 재산을 상속받는 것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유언장을 쓰는 방법은 매우 쉽다. 유언을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법에서 정한 몇 가지 형식만 갖춰서 종이 한 장에 펜으로 자신의 재산을 어떻게 상속하겠다고 그냥 써두기만 하면 된다. 유언을 철회하거나 변경하는 것도 매우 쉽다. 이렇게 쉽고, 해두기만 하면 큰 대비가 되는데 유언장을 안 써 둘 이유가 있을까. 보험을 하나 든다는 생각으로 미리 유언장을 작성해 두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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