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니와 우이치로, ‘일이 인생을 단련한다’

입력 2019-08-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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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일, 더 많은 시도, 뜻밖의 기회

요즘 분위기는 가능하면 일을 많이 하지 않는 것이다. 사람은 시대 분위기나 문화 그리고 제도에 영향을 받는 존재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업무 시간을 줄이라는 것이 통념이 되고 있다. 몇 해 전에 한국에서 많이 읽혔던 ‘피로사회’ 류의 주장이 제도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이 주52시간 근무제라고 생각한다.

자기 생각이 비교적 뚜렷한 서평자의 생각은 다르다. 사람은 어딘가에 자신이 가진 에너지와 열정을 퍼부어야 하는 존재다. 그런 존재가 생계를 유지하고 더 나은 기회를 찾는 유일무이한 방법은 더 많이 일하는 것이다. 더 많은 일은 곧바로 더 많은 시도를 뜻한다. 더 많은 시도를 해야 뜻밖의 기회를 만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본 이토추종합상사의 전 CEO인 니와 우이치로의 ‘일이 인생을 단련한다’는 제목만으로도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를 명쾌하게 알려준다. 시대가 나아가는 분위기와는 다소 동떨어진 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살이에는 시대와 무관하게 옳은 것이 있고, 이 가운데 하나가 ‘더 많이 일하는 것’이라고 여긴다. 일은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의 인격, 지구력, 능력 등 모든 면을 강화하는 데 이바지하기 때문이다. 또한 세상에는 많은 즐거움이 있지만 이 가운데 비용이 들지 않는 최고의 즐거움은 몰입에서 오는 즐거움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통한 몰입의 즐거움도 좋지만 수시로 일에서 누릴 수 있는 몰입의 즐거움은 최상의 행복 가운데 하나다.

이 책은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일과 인생 △상사와 부하 △조직과 개인 △노력과 기회 등 5개 장으로 구성된다. 작은 주제의 글 하나 하나가 완결된 글이기 때문에 어디서든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줄을 그어가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의 경험담은 사람이 모여 사는 사회든 조직이든 ‘2:6:2의 법칙’이 적용된다. 우수한 사람이 20%, 보통 사람이 60%, 뒤떨어지는 사람이 20%를 각각 차지한다. 상위 20%에 속하는 사람들은 열정과 패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일에 몰두하게 되고 일을 빨리 익혀 점점 더 발전한다. 저자는 이 법칙을 ‘노력 차이의 법칙’이라 부른다. 타고난 부분도 있지만 후천적 노력이 격차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신력에 대한 그의 견해는 어려운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과 일치한다. “요즘에는 ‘죽을 힘을 다해 일하는 건 딱 질색이야’라고 생각하는 젊은이가 많은 것 같다.” 세계적 현상이긴 하지만 이런 통념에 대해 반대할 것인가 아니면 찬성할 것인가와 같은 간단한 선택이 삶을 크게 달라지게 만든다. 그는 분주한 직장 생활에서도 자신의 삶을 계속해서 새롭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독서였다고 강조한다. 그가 독서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은 명료하다. “책을 사는 일은 내게 허용된 최고의 사치이며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한 투자다.” 그가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주는 조언은 풍족함이란 한 단어다. 배가 부를 때는 산해진미도 그저 그렇게 느껴진다. 마찬가지로 간절히 원하는 것이 없는 사람은 책을 읽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통해 많은 기회들이 공부를 해 두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그가 정보를 활용하는 방법은 이렇다. “관심 있는 정보를 ‘이건 어떻게 된 거지?’ 하고 생각하면서 읽고 머릿속에 집어넣는다. 그런 다음 ‘왜?’ 하고 의문이 든 내용을 조사하고 반복해서 생각한다. 그러는 동안 자신의 지식이 되고 미래의 꿈을 이룰 실마리를 찾는 행동으로 연결된다.” 지식을 자기화하는 중요한 방법을 일생을 통해 실천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경영에 임하는 사람들에게 “경영은 세상의 동향을 끊임없이 주시하면서 어느 단계가 앞으로 돈이 될 것인지, 이익의 근원은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평생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의 숨겨진 승리의 비법을 제공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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