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어디갈래] 김응환·김홍도는 왜 50일간 금강산을 유람했나

입력 2019-07-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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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실경산수화' 展

▲김홍도의 '해동명산도첩'. 1788년(정조 12년) 정조 임금의 명으로 금강산과 관동지역을 유람하고 그린 김홍도의 초본이다.(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정조 12년(1788) 김홍도와 김응환은 어명으로 영동 지방과 금강산을 유람했다. 기간은 약 50일. 두 화가는 당시 감상한 금강산의 풍경을 산수화로 남겼다. 김홍도가 묵필로 묘사한 '해동명산도첩'과 김응환의 '해악전도첩'이다.

지난 23일 개막한 국립중앙박물관의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특별전에선 두 화가가 그린 금강산 그림을 비교해 감상할 수 있다. 화풍은 다르지만 두 화가가 남긴 그림은 모두 '실경산수화(實景山水畵)'에 속한다. 선조들은 자신이 직접 감상한 아름다운 산하를 화폭에 담았는데,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명승을 그린 그림을 실경산수화라고 한다.

김홍도의 '해동명산도첩'은 매우 빠른 속도로 그린 그림인데도 현장에서 관찰한 풍경을 세밀하게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번 전시엔 화첩에 담긴 32점 중 19점이 나왔다.

특히 정선과 김홍도에 가려져 있던 김응환의 재발견도 이번 전시의 관전 포인트다. 영·정조 때 도화서 화원으로 활약한 김응환은 관념산수화와 실경산수화에 모두 능했지만, 일찍 사망한 탓에 많은 작품이 전해지지 않는다. 개인 소장의 '해악전도첩'은 60점으로 구성되는데, 이번 전시회에서 펼쳐놓은 약 40점 대부분은 일반에 처음 선보이는 것이다.

▲최초로 공개되는 김응환의 '해악전도첩' 중 '백운대'. 정조의 명으로 김홍도와 금강산을 유람하고 그린 화첩이다.(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오다연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학예사는 "김응환은 사찰이나 바위, 계곡 등을 화면에 꽉 채워 그린 것이 특징"이라며 "자연 정물을 기하학적으로 단순화하고 갈필로 질감을 표현하며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독창적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번에 새롭게 공개되는 작품 중 눈여겨볼 것은 김응환의 파격적 금강산 60점"이라며 "이번 전시 의미 중 하나가 김응환의 우리 강산을 보는 눈, 우리 강산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새로운 미감의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려 말부터 조선 말기까지 국내외에 소장된 실경산수화 360여 점이 소개된다. 다양한 조선 회화 전시에 실경산수화가 일부 포함된 적은 있어도, 실경산수화를 종합적으로 조명하는 대규모 전시는 1999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아름다운 금강산'전 이후 20년 만이다.

여행을 떠난 화가들이 현장에서 자연을 마주하고 그린 초본(草本)을 볼 수 있다. 강세황은 장남과 차남의 부임지 일대를 유람하며 스케치를 남겼다.

▲겸재 정선의 '단발령망금강산도'. 단발령에 올라 금강산을 바라보고 있는 장면을 담았다. 겸재가 1711년 금강산을 처음 여행하고 제작했다.(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1부 '실재하는 산수를 그리다'에선 고려시대와 조선 전·중기 실경산수화의 전통과 제작 배경을 개괄적으로 소개한다. 2부 '화가, 그곳에서 스케치하다'에선 김홍도와 김응환의 금강산 그림과 정수영이 남한강과 임진강을 유람하고 풍경을 스케치한 두루마리 초본을 전시한다.

3부에선 '실경을 재단하다'라는 주제로 화가가 작업실로 돌아와 초본과 답사 기억 등을 바탕으로 산과 계곡, 바다, 나무와 바위, 정자 등 자연 풍경 위치를 상상하며 재구성해 그들 시점과 작품 구도 간 관계를 짚어냈다. 4부에선 화가가 실경을 뛰어넘어 형태를 의도적으로 변형하거나 과감하게 채색하고 붓 대신 손가락과 손톱으로 그리는 등 경치를 재해석한 개성 넘치는 작품을 모았다.

전시는 9월 2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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