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기자가 간다] "컵까지 씹어 먹는다" 인스타 화제 몰고온 'TSP 737' 쿠키 머그잔

입력 2019-07-23 17:15수정 2019-07-2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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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단계부터 화제성 고민…'인스타그래머블'이 핵심 요소

▲에스프레소 쿠키 컵은 '커피'와 '쿠키' 모두를 맛 볼 수 있는 음식이다. (홍인석 기자 mystic@)

“에스프레소 쿠키 컵도 하나 할게요.”

카페를 찾은 사람들은 ‘에스프레소 쿠키 컵’에 관심을 가졌다. 그도 그럴 것이 아기자기한 모양의 쿠키 컵은 다른 카페에서 볼 수 없는 '희귀템(희소성을 지닌 아이템)'이기 때문. 일명 ‘먹는 머그잔’이라고 알려지면서 '인싸'들의 호기심을 더한 것은 물론이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위치한 'TSP 737'은 다른 투썸플레이스 매장과 디자인을 확실하게 차별화했다. (홍인석 기자 mystic@)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TSP 737’이라는 이름의 카페는 에스프레소 쿠키 컵을 맛볼 수 있는 유일한 가게다. TSP 737은 투썸플레이스가 자사의 주력 상품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플래그십 스토어로 지난해 말 문을 열었다.

에스프레소 쿠키 컵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덕에 많은 사람이 찾는 음료이자 디저트가 됐다. 시중에 선보인 지 두 달이 채 안 됐지만,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인스타그램 속 3000개가 넘는 TSP 737 게시글 중 상당수가 에스프레소 쿠키 컵 사진으로 채워졌다.

이곳에서 쿠키 컵을 찾은 사람들 역시 SNS를 보고 왔다고 했다. 친구와 함께 카페를 방문한 김상연(27) 씨는 “인스타그램에서 먹는 머그잔을 알게 됐다”면서 “생긴 것이 재밌고, 맛도 어떨지 궁금해 이곳을 찾았다”라고 말했다.

모양도 이색적이지만 ‘친환경’ 요소가 담겨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보통 커피를 마시고 나면 컵이 남기 마련이다. 하지만, 에스프레소 쿠키 컵을 다 먹으면 찻잔과 작은 숟가락만 남는다. 테이크 아웃 용기도, 설거지도 필요 없다. 맛과 모양은 물론, 최근 화두가 되는 친환경까지 생각한 구성인 셈이다.

▲매장에 전시돼 있는 에스프레소 쿠키 컵. 모양과 맛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홍인석 기자 mystic@)

에스프레소 쿠키 컵은 두 종류가 준비되어 있다. 쿠키에 속이 초콜릿으로 채워져 있는 것은 같고, 가장자리에 설탕이 묻어 있는지만 달랐다. 맛은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직원의 설명. 직원은 에스프레소 쿠키 컵을 건네며 “안에 있는 초콜릿을 잘 저으세요”라고 알려줬다. 에스프레소의 쓴맛을 초콜릿으로 줄여가며 즐기라는 뜻인가 보다.

손님들은 독특한 맛을 후하게 평가했다. 매장에서 만난 이보현(35) 씨는 "커피 맛 자체가 진하고 깊은 데다, 쿠키 컵에 곡물이 들어있는 것 같다"면서 "고소함도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이곳을 방문한 양유환(25) 씨는 "컵이 많이 달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라면서 "여전히 에스프레소가 쓰지만, 쿠키 컵과 함께 한 번쯤은 먹어볼 만한 맛"이라고 평가했다.

쿠키로 만들어진 만큼 오래 놔두면 눅눅해져 잘 부서질 수도 있다. 기자가 35분가량 지난 뒤 한 입 베어 물자, 쿠키 컵이 두 동강 났다.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맛을 느끼려면 빨리 먹는 편이 좋다.

▲베어 먹다보면 찻잔과 작은 숟가락만 남는다. 에스프레소가 흐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홍인석 기자 mystic@)

투썸플레이스 측은 온ㆍ오프라인의 반응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에스프레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쿠키 컵을 기획했다"라고 의도를 설명했다. 에스프레소는 쓰고, 먹기 힘들다고 편견을 갖기 쉬운데, 쿠키 컵이 더해지면 소비자들이 재밌고 가볍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특히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요소가 소비자의 반응을 이끈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SNS에서 많이 화제가 되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면서 "요즘에는 '재미'를 담은 음식이 화제성을 불러온다는 점에 착안해 기획 단계부터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고민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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