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올 수 없는 다리’ 건넌 바른미래당 갈등

입력 2019-07-2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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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 폭로전에 고성·삿대질…몸싸움 끝에 구급차까지 출동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장에서 혁신위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의 계파 전쟁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혁신위원회 파행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급기야 당권파와 퇴진파의 몸싸움으로까지 비화됐다. 이미 위험수위를 넘긴 당내 갈등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임재훈 사무총장의 기자회견을 놓고 손학규 대표 측 ‘당권파’와 유승민·안철수계 ‘퇴진파’의 정면충돌이 벌어졌다. ‘당권파’인 임 총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유승민·이혜훈 의원 등 ‘퇴진파’가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을 만나 손 대표 퇴진 안건을 혁신위 최우선 과제로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손 대표였다. 손 대표는 공개발언에서 작심한 듯 유승민 의원을 겨냥했다. 그는 “임 총장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중대한 당헌·당규 위반의 문제”라며 “유승민 의원은 당의 진상조사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손 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퇴진파’가 즉각 반발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당 자강에 앞장서야 할 총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유승민) 전임대표와 혁신위원을 흠집내고 당내 갈등을 부추기는 것에 심각한 유감”이라고 했고, 이준석 최고위원도 임 총장을 향해 “이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라면서 “임 총장의 즉각적인 해임을 요구한다”고 가세했다.

몇 차례 설전이 오간 뒤에는 동시다발적인 말싸움이 시작됐고 회의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손 대표가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한 뒤에도 고성이 흘러나왔다. 결국 손 대표는 회의를 종료시키고 퇴장하려 했지만 퇴진파 혁신위원들이 문 앞을 막아서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약 10분간 밀고 당기기를 하던 끝에 손 대표 측이 결국 물리력을 동원했는데, 이 과정에서 퇴진파 권성주 혁신위원이 바닥에 쓰러졌고, 출동한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상황이 종료된 후 오 원내대표는 “권 혁신위원과 (다른) 혁신위원들에게 미안하고, 미안한 마음이다. 당의 지도부로서, 선배 정치인으로서 힘이 되돼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라며 흐느꼈다. 이어 오 원내대표는 “손 대표 개인의 사당이 아니다. 손 대표는 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해야하는데 혼자 판단하고 운영하는 정당은 공당이 아니다”라며 손 대표를 비판했다.

한편, 당권파는 당권파대로 유승민 의원에 대한 진상조사를 준비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당 차원의 진상조사가 시작되면 계파 대립은 더욱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을 전망이다. 한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이제 갈등을 넘어 서로 원수지간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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