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간 신동빈 롯데 회장, 한일 관계 얽힌 실타래 풀까

입력 2019-07-0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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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재계 인사들 만나 조언 구할 것으로 관측...내주 사장단 회의서 성과 공유할지도 주목

▲신동빈 회장
일본을 방문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악화된 한일 관계의 살타래를 풀 수 있을지에 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신 회장은 롯데 사장단 회의를 열흘 가량 앞둔 지난 5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일본에서 대학을 나온 후 노무라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신 회장은 한국 내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일본에 대한 이해가 높은 수준을 넘어 신 회장은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재계에 두터운 인맥을 자랑한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이어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며 한일 관계가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신 회장은 일본을 방문해 재계 인사들과 만남을 가졌다. 신 회장은 지난달 26일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재신임을 받으면서 사실상 경영권분쟁의 완전 종식을 이끌어냈다. 주총이라는 큰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만큼 신 회장의 갑작스러운 방일 배경에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따른 롯데 계열사와 합작사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미 SNS를 통해 퍼지고 있는 일본 브랜드 명단에 유니클로, 무인양품, 롯데아사히주류 등 롯데 합작사들이 대거 거론되고 있어서다.

롯데는 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품목을 직접 취급하는 계열사는 없지만 국내에서 일어난 수출규제 대응 중 하나인 불매운동의 중심에 서 있다. 한일관계 경색이 장기화될 경우 롯데합작사들의 실적 악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 회장이 일본 금융권 및 재계 인사들을 만나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눴을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수출 규제가 정치적 이슈인 만큼 신 회장의 재계 인사 면담이 당장 한일관계 개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일본 재계 역시 수출 규제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양측의 이해관계가 정치권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재계가 신 회장의 행보에 실낱 같은 기대를 거는 것도 이 같은 배경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방일 중 신 회장과 아베 총리와의 만남이 성사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버지 신격호 명예회장부터 이어져온 아베 총리와 신 회장간의 인연은 4년 전 도쿄에서 열린 신 회장의 장남 결혼식 피로연에 아베 총리가 하객으로 참석했을 정도로 각별하다.

롯데그룹은 16일부터 5일간 신 회장 주재로 하반기 사장단 회의를 연다. 상하반기 정기적으로 열리는 사장단 회의는 롯데그룹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5일간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하반기 사장단 회의를 예년에 비해 긴 시간동안 개최하기로 하면서 신 회장이 사장단 회의에서 던질 화두에 롯데 계열사를 비롯한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회의에서 신 회장은 이번 방일 과정에서의 성과 등을 공유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는 신 회장의 향후 일정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신 회장이 이번 방일에서 민간 외교 사절로 어떤 성과를 거둘지, 또 사장단 회의에서 계열사 사장들에게 어떤 주문을 내놓을지에 한일 양국 재계의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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