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언제 시행될까?···후분양 단지도 적용 가능

입력 2019-07-0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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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제도 적용 문턱 낮출 듯..소급입법 논란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이 지난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사진행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사실상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향후 주택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정부가 제도 시행에 속도를 낼 경우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재건축ㆍ재개발 단지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고 대상 단지도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8일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해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등 민간택지에 들어서는 공동주택(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분양가 상한제는 출범 이후 '역대급 부동산 대책'을 써온 문재인 정부에서도 막판까지 손대지 않았던 카드일 만큼 민간 주택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고, 일부 부작용도 우려되는 대책이어서 정부도 그간 조심스럽게 접근해왔다.

◇정부 시행에 속도낼 경우 9월 시행령 공포

하지만 정부가 제도 도입을 기정사실화한만큼 적용 시기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장관의 발언이 나온만큼 국토부는 조만간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해 상한제가 시장에서 작동되도록 기준 요건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르면 이달 중 개정안이 발의될 것으로 보이는데, 시행령은 국회가 아닌 국무회의만 통과하면 돼 시행령 개정은 바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2017년 8·2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로 시행 기준이 대폭 완화돼 최근 3개월간 주택 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는 지역 중에서 △최근 1년간 해당 지역의 평균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거나 △분양이 있었던 직전 2개월의 청약경쟁률이 일반주택은 5대 1, 국민주택 규모(85㎡) 이하는 10대 1을 초과하거나 △3개월간 주택 거래량이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증가할 때 등에만 적용된다.

국토부는 이 기준의 적용 문턱을 낮출 예정이다. 예를 들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는 지역’이라는 조건을 ‘물가상승률’ 수준으로만 수정해도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이 크게 늘어난다. 지난 6월 기준으로만 하더라도 물가상승률은 0.7%로 0%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달 중 시행령 개정안이 발의된다고 하면 40일의 입법예고와 규제심의 등을 감안할 때 9월 중에는 공포가 가능해진다.

다만 정부가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일정 기간의 유예기간을 둘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07년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했을 당시에도 일정 기간 유예기간을 줬고, 이 틈을 따서 건설사들이 분양 물량을 쏟아낸 바 있다.

◇후분양 단지들도 분양가 상한제 적용될 듯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점 변경 여부도 관심사다.

최근 강남권을 비롯한 서울 주요 지역에서 후분양을 통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를 피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할 경우 적용 범위 역시 후분양 단지까지 포함시킬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국토부 관계자들이 후분양 단지들까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을 것이란 발언을 내놓고 있어 적용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국토부가 생각하는 방법은 적용 대상(정비사업장 기준)을 ‘제도 시행 후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하는 단지’에서 ‘제도 시행 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는 단지’로 바꾸는 방법이다.

이런 방식으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이 결정될 경우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와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등 현재 관리처분인가 단계를 밟은 강남권 단지들도 대부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게 된다.

현재 공공택지에 적용되고 있는 분양가 상한제도 선·후분양에 관계없이 심사를 받도록 돼 있다.

이 경우 정부는 추가 대책으로 분양가 상한제만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해 9.13 부동산 대책과 같이 분양가 상한제 뿐만 아니라 세금과 대출 등 다른 정책들을 포함한 종합대책 형식으로 발표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카드가 단기간 집값을 잡을 수는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최근 서초그랑자이가 고분양가 논란에도 로또분양으로 불리며 순위내 마감한 것은 입지도 좋았지만 강남권 마지막 선분양, 공급 축소 등의 영향이 컸다”며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면 당장은 분양가를 잡을 수 있겠지만 결국 시세와의 격차로 로또 아파트를 낳고 공급 감소로 집값 급등을 불러오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엄포만 놓고 정작 분양가상한제 등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총은 쏘지 않고 겨누고 있을 때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지금 정부에게 분양가 상한제는 가장 강한 총알이고 이걸 쐈을 때 시장의 파급력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장 강한 규제안(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을 내놓고도 시장이 들썩인다면 정부가 통제력을 완전히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엄포만 놓고 시행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가장 강한 규제안까지 내놓을 정도의 상황을 만든 것에 대한 비난도 적지 않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시장을 강하게 때릴수록 샌드백처럼 시장에서의 반동도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초강력 대책으로 불리는 9.13대책 이후 1년도 안되서 다시 시장이 꿈틀 거리는 것을 볼 때 아직 시장에서는 수요가 있다는 것을 알수 있는데 정부가 너무 시장과 맞서려고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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