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자존심’ 한국車의 질주 다시 시작하나

▲현대자동차 울산 수출선적 부두

한동안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한국 자동차가 해외에서 다시 일어서고 있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 한국 완성차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인기가 고조되고 있는 전기차의 경우 현대·기아차모델이 대거 톱10에 진입하는 등 기술측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자동차 수출 증가율은 8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완성차 수출액은 179억5634만 달러(약 20조8900억 원)로 전년 대비 6.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이 9개월 연속 감소세인 것과 달리 한국 자동차가 유독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자동차시장의 판매량은 미국,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주요 지역의 수요 감소로 6.7% 줄어든 3732만대를 기록했다.

게다가 반도체(-21.9%), 석유제품(-5.0%), 선박해양(-4.0) 등 국내 주요 분야에서 수출 감소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자동차가 국내 전체 수출 하락을 저지하며 지지대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처럼 국내 완성차 수출 성적이 올 들어 올라간 것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의 인기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의 수술 성적을 보인 덕분이다. 더욱이 SUV의 1대당 평균 판매가와 마진이 다른 차종 대비 높은 편이다.

실제 올해 1~5월 전체 승용차 수출의 70%를 차지하는 10개 상위 모델에 SUV가 무려 7개나 포함됐다.

현대차 투싼이 1위(10만6833대)로 누적 수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쉐보레 트랙스(10만5576대) △현대차 코나(9만9710대) △기아차 쏘울(6만5576대) △기아차 스포티지(6만5122대) △기아차 니로(4만4089대) △기아차 스토닉(3만4932대)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코나, 쏘울, 니로는 한동안 판매부진으로 힘겨웠던 미국 시장에서의 질주가 예상된다.

이 세 가지 모델은 최근 미국의 친환경차 전문 매체인 하이브리드카즈가 선정한 순수 전기차 주행거리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1∼3위를 휩쓴 테슬라 모델 다음으로 높은 순위다.

1위인 테슬라 모델S는 1회 충전 후 주행거리가 335마일(약 539㎞)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수 있는 거리다.

2위(310마일), 3위(295마일)인 테슬라 모델을 제외하면 대중 브랜드에선 현대차 코나가 258마일(415㎞)로 순위가 가장 높다. 기아차 쏘울(243마일)과 니로(239마일)가 그 다음이다.

현대차는 지난 2월 코나 전기차를 미국 시장에 선보였고 기아차는 니로에 이어 쏘울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기아차 쏘울은 지난해 8월 하이브리드카즈가 선정한 최고의 전기차 순위에서 6위에 오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