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출산율 분석에 열 올리는 까닭은

입력 2019-06-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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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미래 고객 확보 겨냥 영유아 적금 상품 등 줄이어 출시

은행권이 2030 세대를 겨냥한 ‘유스(Youth)’ 마케팅을 넘어 영유아를 타깃으로 한 ‘베이비(Baby)’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일 KB국민은행은 임산부를 위한 태교 금융상품인 ‘내 아이를 위한 280일 적금’을 출시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연간 출산 임산부 시장조사를 통해 수요를 파악했다”며 “출산율이 주는 추세긴 하지만 출산장려 정책이 계속되고 있어 임산부 타깃 상품의 잠재력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은행 개인고객 대상 영업·상품개발 부서는 영유아는 물론 태아까지 마케팅 대상으로 공략 중이다.

우리은행도 24일 예적금, 주택청약종합저축 영유아 대상 상품 3종에 캐릭터를 입힌 ‘핑크퐁과 아기상어 통장’을 출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출산수당, 아동수당 등 인구정책 차원에서 현금성 복지가 늘어나고 있다”며 “생활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저축으로 흘러가기에 출산율과 결혼 적령기 추이도 파악해 상품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고금리 아동 전용 상품을 출시하고, 영유아 마케팅 경쟁에 한창이다. 올해부터 아동수당 지급 대상이 만 6세 미만, 9월부터는 7세 미만 아동으로 확대되면서 20만 명이 추가적인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동수당은 연간 3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은행 입장에서는 충성 고객 유지와 미래고객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동수당의 90%는 부모 계좌로 들어온다”며 “아동수당을 우선 타깃으로 하고, 임산부까지 확대해서 대상에 넣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영업점 직원은 “만 14세 이하 영유아는 반드시 부모님이 아이와 함께 은행에 와야 한다”며 “아기들이 좋아하기 시작하면 엄마, 아빠도 신규 고객으로 끌어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의 영유아 대상 마케팅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웰컴저축은행은 3월 임산부와 만 10세 이하 아동 대상 ‘WELCOME 아이사랑 정기적금’을 내놓았다. 상품 실적도 좋다. 지난해 7월 농협은행, KEB하나은행이 충남도와 내놓은 임산부 우대금리 상품은 4월 말 기준 예·적금 274건 35억6800만 원(NH농협은행) , 예·적금 110건 2억100만 원(KEB하나은행)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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