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경제청문회’ 열어 국민 평가 받아라

입력 2019-06-20 05:00

국회가 두 달여 만에 오늘 문을 연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빠진 반쪽 국회다. 그나마 한국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개점휴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가 7개다. 6조7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할 예결위원장도 한국당 소속이다. 이들 상임위는 정상 운영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위원장이 상임위 운영을 거부할 경우 다른 교섭단체 간사가 직무대행을 할 수 있다’는 국회법 조항이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 민주당은 이를 근거로 상임위를 강행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지만 한국당 반발로 여의치 않다. 또 다른 파행의 빌미가 될 수도 있는 악수다.

정치권이 정쟁으로 날을 새는 동안 우리 경제에 대한 경보음은 점점 커지고 있다. 여야가 강 건너 불구경할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하루가 멀다 하고 떨어지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18일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2.5%에서 2%로 확 낮췄다. 골드만삭스도 성장률을 2.3%에서 2.1%로 조정했다. 수출 역성장 후폭풍에 기업 경영환경도 나빠졌다. 한국은행 조사결과 기업의 1분기 성장성과 수익성, 안정성 지표 모두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업의 1분기 매출액증가율은 전 분기(6%) 대비 -2.4%를 기록했다. 매출액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6년 3분기 -4.8% 이후 처음이다. 매출액영업이익률도 전 분기(7.5%)보다 낮은 5.3%였다.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82.1%에서 86.7%, 21.8%에서 22.8%로 상승했다. 안정성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경제가 추락하는 상황도 정치권엔 ‘딴 나라’ 얘기다. 이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태로 두 달을 허송했다. 여야는 입만 열면 “경제가 어려워 걱정”이라면서도 장외 공방전만 되풀이하고 있다. 추경안은 제출된 지 두 달 가까이 돼가지만 심사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 국회에 계류 중인 민생법안들엔 먼지만 쌓여간다.

국회 정상화를 가로막은 쟁점은 ‘경제청문회’ 개최 여부다. 한국당은 청문회를 여당이 수용하면 추경 심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민주당은 난색을 표해왔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히며 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다행이다. 한국당이 ‘실정 프레임 낙인’을 거둔다면 청문회를 검토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어차피 장외에서 치고받을 바에는 ‘원내 청문회’로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트는 게 백 번 낫다고 본다. 한국당도 형식에 너무 얽매여선 곤란하다. 여당이 청문회 형식의 토론장을 마련한다면 받는 게 맞다. 거기서 현 경제상황에 대해 정부 측을 매섭게 추궁하고 대안을 제시하면 된다. 평가는 국민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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