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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語 달쏭思] 뜬금
입력 2019-06-18 05:00
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뜬금없는 헛소문이 나돌고 있다. 예전에는 ‘헛소문’은 그야말로 헛소문이어서 누가 그런 헛소문을 냈는지도 모르는 채 어느 정도 떠돌다가 사라지곤 하였는데, 요즈음 헛소문은 발설한 사람을 뻔히 아는 데다가 그런 헛소문이 그야말로 헛소문일 뿐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 언론보도를 통해 다 밝혀진 후에도 여전히 기세 좋게 사회에 퍼지고 있다. 심지어는 ‘팩트체크’ 자체가 거짓이라며 대들기도 하니 우리 사회엔 아예 진실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 불안하고 불편하고 화가 난다.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다.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세 사람만 거푸 말하면 호랑이가 나타난 적이 전혀 없건만 나타난 것이 사실로 둔갑해 버린다는 뜻이다. 뜬금없는 헛소문이란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뜬금’은 옛날 곡물 시장에서 쌀의 가격이 형성되는 과정으로부터 나온 말이라고 한다. 요즈음이야 쌀이 남아돌지만 옛날에는 무엇보다도 귀한 게 쌀이었다. 쌀은 곧 목숨 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거래의 기준이 쌀이었다. 일단 쌀이 거래되는 가격이 형성되어야 그 쌀값을 기준으로 다른 물건의 가격이 형성되었다. 뜬금은 ‘뜨다’와 ‘금’의 합성어이다. 여기서의 ‘뜨다’는 “가라앉거나 내려앉지 않고 물 위나 공중에 있거나 위쪽으로 솟아오르다”라는 뜻인데 이로부터 의미가 확산되어 ‘나타나다’, ‘형성되다’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금’은 곧 ‘金’으로서 ‘가격’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뜬금은 ‘형성된 가격’이라는 뜻이다. 쌀에 대한 금이 뜨지 않으면 즉 쌀값이 형성되지 않으면 다른 모든 거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다. 이것이 바로 뜬금없는 상황이다. 이로부터 ‘예고 없이 갑작스레 일어나는 엉뚱한 일’을 일러 ‘뜬금없다’고 하게 되었다. 우리가 더 이상 뜬금없는 헛소문에 시달리지 않도록 엄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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