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 문 대통령 ‘검찰 개혁 승부수’…검찰총장에 윤석열 지명

입력 2019-06-1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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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수 건너뛴 파격인사…임기제 도입 후 고검장 안 거친 첫 총장될 듯

조직쇄신·적폐청산 의지…수사권 조정·공수처 설치 정면돌파

여 “권력형 비리 수사 탁월” vs 야 “야권 사정 위한 코드 인사”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에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명했다. 4기수를 건너 뛴 문 대통령의 파격 인사는 검찰 개혁과 조직쇄신, 적폐청산을 동시에 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윤 후보자는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부정부패를 척결해 왔고, 권력의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여줬다”며 “특히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뿐만 아니라 국민의 두터운 신망을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 후보자가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를 뿌리 뽑음과 동시에 시대적 사명인 검찰 개혁과 조직 쇄신 과제도 훌륭하게 완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양날의 검’으로 통하는 윤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정권에 부담이 되더라도 ‘현재 진행형’인 적폐청산을 계속 하면서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 검찰개혁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자가 총장이 된다면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는 총장이 되는 첫 사례다. 그만큼 파격적 인사다.

윤 후보자가 총장이 되면 대대적 인적 쇄신뿐만 아니라 현재 중앙지검이 맡고있는 ‘국정농단‘과 ‘적폐청산’수사에도 탄력이 밭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검찰 내부의 강한 반발로 지지부진한 상황인 검·경 수사권 조정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이번 인사에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문무일 총장이 수사권 조정에 대해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공개 반기를 든데다 검찰 내부 반발 기류도 커지자 문 대통령이 차기 총장 인선을 서둘렀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인사를 2년 전 문 총장 인선 때보다 20일가량 앞당겨 진행해 문 총장의 힘을 뺐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과 적폐청산을 위해 윤 후보자 발탁이라는 칼을 뺐지만 ‘강골 검사’인 윤 후보자가 문 정부 코드에 전적으로 맞출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윤 후보자가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기업 수사나 수사권 조정에서 본인의 색깔을 분명히 나타낸다면 문 정권에 부담이 될수도 있다. 중앙지검이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와 현대차 엔진 결함 은폐 의혹, SK케미칼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건 등 기업 수사에 고삐를 죄고 있어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기업과의 소통 행보에 나선 정부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정부는 18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인사청문 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한다. 이어 최대 30일 이내에 국회의 인사청문 절차가 마무리 되면 문 대통령이 윤 후보자를 최종 임명한다. 윤 후보자에 대한 여야의 평가가 크게 갈려 청문회에서 날선 공방이 예상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을 완수할 적임자라고 평가한 반면 한국당은 ‘반문(반 문재인)’ 인사들에 대한 사정을 위한 코드인사라고 비난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각종 권력형 비리와 부정부패 수사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었고, 검찰 내부는 물론 국민적 신망도 얻었다”며 “검찰개혁을 원하는 국민적 요구를 반영한 인사”라고 말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윤 후보자는 야권 인사들을 향한 강압 수사 등으로 자신이 ‘문재인 사람’ 임을 보여줬다”며 “청와대는 하명했고 검찰은 이에 맞춰 칼춤을 췄다. 이제 얼마나 더 크고 날카로운 칼이 반문 인사들에게 휘둘려질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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