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손편지 통해 "전통 유통사업자 위기...새로운 유통 강자로 설 것"

입력 2019-06-1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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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왼쪽)이홈플러스 인천계산점을 방문해 점포 근무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홈플러스)

대형마트 부진에 따라 홈플러스가 지난해 반 토막 난 영업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새로운 유통 강자로 우뚝 서겠다"고 밝혔다.

17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사내게시판에 자신이 직접 자필로 작성한 ‘손편지’를 임직원에게 공개하며 “모두가 마음 깊이 이야기할 수 있고, 서로를 믿고 격려하며 서로의 손을 따뜻하게 마주 잡기를 소중히 바란다”고 밝혔다.

임 사장이 약 2만4000명의 임직원에게 직접 ‘손편지’를 작성한 배경은 최근 오프라인 유통시장 전반에 퍼진 불황과 업계의 부정적 시선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다. 이에 임 사장은 홈플러스의 현실과 비전을 제시해 직원들을 다독였다.

임 사장은 이날 공개한 A4용지 4매 분량의 편지를 통해 현재의 유통업계 불황에 대한 자신의 평가와 반성, 앞으로의 과제를 밝혔다. 자칫 불투명해 보일 수 있는 유통업의 미래 등 회사를 둘러싼 여러 상황에 대해 소통하고, 여러 과제에 대한 성공의 확신을 심어주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우선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20개월간 점포와 물류 현장, 본사 사무실에서 마주했던 임직원들의 노력에 그저 벅찬 마음이며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하다”며 “모두가 마음 깊이 이야기할 수 있고, 서로를 믿고 격려하며 서로의 손을 따뜻하게 마주잡기를 기원하며 그동안 다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마음을 다해 나누어 보려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유통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작금의 상황은 전통 유통사업자들의 생존이 위협받는 위기”라며 “격한 경쟁 속에서 지속하는 매출 감소와 가파른 비용 상승으로, 유통산업 내 기업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시점에 서있게 됐음을 고백한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지난 7년 대형마트를 압박한 건 유통규제만은 아니다. 가장 정확히 바라봐야 했던 건 바로 변화하고 있었던 고객 그리고 더욱 크게 변화한 경쟁 구도였다”며 최근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위기는 이미 오래 부터 발아한 결과이며 문제의 핵심은 업태나 정책보다는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과 시장, 경쟁 구도에 있었다고 진단했다.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뿐만 아니라, 초가성비와 편의를 추구하는 고객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시장경쟁이 더 치열해졌고 경쟁자의 수도 급증했다는 것이다. 특히 실제 ▲수많은 온라인 사업자 ▲일본보다 초밀도로 증가한 편의점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지역 대형슈퍼들 ▲지속 출현하는 전문점들 ▲초대형 몰과 아웃렛에서 ▲창고형 할인매장까지 산업간 경계는 사라지고 전통 유통의 울타리는 허물어지며 전방위 경쟁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위기 속에서도 임 사장은 지난해부터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실행해왔던 과제’들이 홈플러스를 ‘차세대 유통의 지평으로 옮겨놓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새로운 비전 실행의 과정에 지치지 말고 모두 함께 참여해 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이미 우리는 홈플러스를 가장 효율적인 ‘옴니채널’의 강자로서 그 모습과 속성을 변화하기 위한 전사 전략과제를 실행해 오고 있다”며 “이는 대한민국 유통의 절대 강자인 우리의 역량과 자산을 살리고, 고객의 변화와 요구를 직시하며, 가장 기민한 실행력을 통해 미래 유통으로 진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임 사장은 시장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랑스러운 우리의 유통 유산과 역량을 최대한 살리되, 우리가 안전하고 편하게 여기던 그 사업의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진화를 시작했다”며 올해 중점 경영과제를 전 직원들에게 공개했다.

그는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강점을 융합해 오프라인 유통의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하는 ‘홈플러스 스페셜(Homeplus Special)’ 확대 △전국 각 점포가 지역별 온라인전용 물류센터의 역할까지 수행해 차별화된 배송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모바일 사업‘에 전사적 집중 △복합쇼핑몰의 경험을 전국 유통 거점으로 확대시키는 ‘코너스(Corners)’의 업그레이드 △신선과 먹거리를 중심으로 쇼핑 편의성을 높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Homeplus Express)’ 가속화 △미래 유통사업자의 절대적 신 역량인 ‘데이터 강자’가 되기 위한 결단과 몰입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가장 강력한 역량으로 키울 ‘신선혁명’에 집중하는 것 등 총 6가지 경영과제를 제시했다.

임 사장은 이 같은 ‘진화’를 통해 “우수한 유통역량을 최대한 살려 낼 것이고, 그 누구보다도 지속 가능하고 효율화한 사업모델을 지향하고 있으며, 다시 새로운 유통의 강자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며 “이 전사전략을 실행한 지 1년여 만에 우리는 경쟁을 앞서는 가시적이며 견고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홈플러스는 지난해 6월부터 기존 대형마트와 창고형할인점의 장점을 결합한 ‘홈플러스 스페셜’ 전환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까지 총 16개 매장을 전환 오픈한 홈플러스 스페셜은 오픈일부터 현재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0%에 육박하는 두 자릿수 신장률을 보일 정도로 고객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목동점, 안산고잔점, 분당오리점 등 기존 창고형할인점 경쟁사(코스트코,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인접한 이른바 ‘경합 점포’들이 전년 동기 대비 25% 내외의 높은 신장률을 지속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한 성과로 꼽힌다.

끝으로 임 사장은 2017년 10월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취임 당시 다짐했던 비전과 약속의 문구를 상기시키며 “우리는 모두 공동운명체”임을 강조했다.

그는 “모두가 하나 되어 함께 할 때만이 우리가 원하는 바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다시 한번 모두가 마음 깊이 이야기할 수 있고, 서로를 믿고 격려하며 서로의 손을 따뜻하게 마주 잡기를 소중히 바란다”고 편지를 마무리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3.67% 줄어든 7조6598억2292만 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7.59% 감소한 1090억8602만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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