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인과 아벨'은 잊어라"...맞손 잡은 유통업계 형제 CEO

입력 2019-06-10 18:07수정 2019-06-1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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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원 농심 부회장-신동환 푸르밀 대표ㆍ김정완 매일유업 회장-김정민 제로투세븐 대표 '상부상조'

▲농심 신동원 부회장
▲푸르밀 신동환 대표
‘형제의 난’으로 불리는 경영권 다툼은 재계 전반에서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재계에서 형제를 둘러싼 사건은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속담보다 성경 속 ‘카인과 아벨’처럼 적대적인 비유가 더 어울리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유통업계에는 ‘형제의 난’을 무색케 하는 우애 깊은 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형제경영을 넘어 형제간 협업과 상부상조에 나서고 대를 이어 2세들(사촌)끼리 서로 돕는 행보가 늘고 있는 것.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은 농심과 손잡고 ‘인디안밥 우유’(사진)를 출시했다고 10일 밝혔다.

푸르밀 인디안밥 우유는 농심의 인기 스낵인 ‘인디안밥’의 맛을 그대로 살린 가공유다. 푸르밀의 창업주는 신준호 회장으로, 롯데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의 넷째 동생이자 농심 신춘호 회장의 동생이다. 푸르밀과 농심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푸르밀은 2017년 농심의 스낵 브랜드인 ‘바나나킥’과 손잡고 ‘바나나킥 우유’를 선보여 최근까지 누적 판매량 2600만 개를 기록했다. 전국민의 절반 이상이 한 번씩 구매한 셈이다. 가공유의 경우 특정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소비로 이어지는 만큼 신생 브랜드가 진출하기 까다로운 시장 중 하나다. 바나나킥 우유의 성공으로 초코우유까지 라인업을 확대했던 양사는 인디언밥으로 또다시 한배를 탔다.

이번 협업을 주도한 것은 신춘호 회장과 신준호 회장이 아닌 2세들이라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농심의 신동원 부회장과 푸르밀 신동환 대표이사가 이번 협업을 이끈 것으로 알려지면서 형제를 넘어 사촌까지 우애를 바탕으로한 협업이 관심을 끈다. 양사는 앞으로도 스낵과 가공유의 접목을 다양하게 시도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매일유업 2세의 협업 사례도 있다. 매일유업 김정완 회장과 계열사인 유아동기업 제로투세븐의 김정민 회장 역시 형제다.

김정완 회장은 김복용 매일유업 창업주의 장남이며 김정민 회장은 삼남이다. 매일유업과 제로투세븐은 주 타깃고객이 영유아라는 공통분모가 시너지의 원천이 되고 있다. 제로투세븐 온라인몰에서는 유아스킨케어 ‘궁중비책’과 수유브랜드 ‘토미티피’, 유아동 의류브랜드인 알로앤루, 알퐁소 등 자사 제품은 물론 매일유업의 분유와 유아식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공식 서포터즈 ‘제로투세븐닷컴 프리맘’들의 프로그램에는 매일유업 공장 견학이 포함돼 있다. 공장견학을 통해 매일유업 분유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동시에 제로투세븐의 전문성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어 윈윈 효과를 거둔다. 매일유업 김정완 회장은 사촌동생인 김선희 대표를 전문경영인(CEO)으로 발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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