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어디갈래] '더 쉽게, 더 가까이'…클래식부터 모던까지 '대한민국발레축제'

입력 2019-06-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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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부터 30일까지 예술의전당…14개 작품 한 자리에

▲국립발레단 '카타 하리'.
올해로 9회째를 맞은 '대한민국발레축제'가 오는 18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클래식부터 모던까지 대한민국 발레의 모든 것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이번 발레축제는 국립발레단, 보스턴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을 포함한 13개 단체가 14개 작품을 들고 무대에 오른다. 이들 단체는 초청, 기획, 공동주최, 공모 등을 통해 선정됐다.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대한민국발레축제' 기자간담회에서 박인자 조직위원장 겸 예술감독은 "'대한민국발레축제'는 발레 대중화를 목표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고려한 작품들로 이뤄져 있어 초심자부터 애호가 모두가 다 즐길 수 있는 명실상부한 발레 축제로 자리 잡았다"라며 "올해는 프로그램에 신경을 써서 2월에 작품을 모두 확정했다"고 밝혔다.

▲국립발레단 '지젤'.

◇ 고혹한 '마타 하리', 낭만 발레 '지젤' = 국립발레단은 '마타 하리'와 '지젤' 두 작품을 초청공연으로 무대에 올린다. '마타 하리'는 18일과 19일, '지젤'은 22일과 2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마타 하리'는 네덜란드 출신의 여성 스파이로 더 많이 알려진 마타 하리가 자유와 사랑을 찾아 무용수로 살고자 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그린 작품이다. 2017년 마타 하리가 세상을 떠난 지 100년이 되던 해, 마타 하리가 친구와 주고받은 손편지, 신비로운 댄서라는 스포트라이트 기사와 이중 스파이 기사 스크랩까지 많은 분량의 자료들이 공개됐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안무가 레나토 자넬라가 안무를 맡았다. 1993년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서 초연을 올린 바 있으나, 국립발레단만의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해 2018년 10월 세계초연을 올렸다. 레나토 자넬라는 이중 스파이라는 의혹을 받은 불운했던 여성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무용수가 되고 싶었던 마타 하리의 삶을 이야기한다.

'마타 하리'의 명장면은 '베일의 춤'이다. 동양의 신비로움을 고혹적으로 자아내며 남성 중심의 시대적 흐름 속에서 제 삶을 지키면서 주체적인 여성이 되기를 갈망한 마타 하리의 기구하고 비극적인 삶을 절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압권이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사진제공=예술의전당)

낭만 발레의 대표작인 '지젤'은 장 코랄리와 쥘 페로의 안무, 아돌프 아당의 음악으로 1841년 6월 28일 파리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됐다. 시대적으로 암울했던 현실세계를 도피하고자 하는 욕구를 환상적이고 몽환적 분위기로 표현했다. 됐다.

국립발레단의 '지젤'은 전 파리오페라발레단 부예술감독인 파트리스 바르의 '지젤'로 2011년 초연돼, 공연 한 달 전부터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지젤'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이 발레단에서 마지막으로 올리는 전막 작품이기도 하다.

◇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공연은 어떨까 = 외국의 직업무용단에서 프로페셔널 무용수로 활약 중인 스타급 한국인 무용수들을 엄선한 스페셜 갈라가 관객을 만난다. 올해는 대한민국발레축제와 공동주최로, 축제의 오프닝 공연이 된다.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스페셜갈라.

초청된 해외 무용수로는 미국 보스톤발레단의 간판 무용수인 한서혜, 수석무용수인 채지영을 비롯해 조안나(독일 라이프치히 발레단), 이루마(독일 탄츠떼아터 에어푸르트)가 선정됐다.

카자흐스탄을 대표하는 아스타나 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인 타티아나 텐은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중앙아시아로 이주해 태어난 고려인 3세 무용수다. 그는 "말로만 듣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태어난 나라를 방문하는 설렘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라고 고삼을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시도되는 '다시 만나고 싶은 해외 무용스타'로는 네덜란드국립발레단과 노르웨이 국립발레단, 최근까지 폴란드국립발레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권세현과 김현웅(전 워싱턴발레단)이 선정됐다. 이들은 마리우스 프티파 안무의 '해적' 침실 장면 파드되를 춘다.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의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스페셜 갈라'는 18일과 19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와이즈발레단 'Intermezzo'

◇ 진정한 발레 축제는 이런 것…'기획 공연' 들여다보기 = 올해 기획공연은 세 작품이다. 23일과 24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먼저 와이즈발레단이 기획공연으로 다시 발레축제를 찾았다. 'Intermezzo'(인터메조)는 미국 컴플렉션 발레단 부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안무가 주재만이 와이즈발레단을 위해 만든 작품이다. 주재만은 1993년 도미, 미국을 주 무대로 활동해 한국에서는 관객과 만날 기회가 없었다. 지난해 와이즈발레단 기획공연 W시리즈 'Play'에서 본 작품을 선보이며 국내 활동의 공식적인 첫 문을 열었다.

'Intermezzo'는 간주곡이라는 뜻으로 '중간에 낀 상태'를 표현한 작품이다. 현실의 힘든 상황을 뚫고 나갈 용기가 없어 자기 존재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현실을 외면하고 환상만을 좇고 있는 심리상태를 춤으로 표현한다. 초연 당시, 주도적인 동작 스타일에 자기만의 창의적인 선형과 연결성을 심어놓은 안무, 움직임의 고전적 절제미와 현대적 파격미가 적절하게 어우러졌다는 호평을 받았다.

▲보스톤발레단 'Pas/Parts(파스/파츠)'.(사진제공=대한민국발레축제)

보스톤발레단의 무용수들이 발레축제를 위해 내한한다. 'Pas/Parts'(파스/파츠)는 미국 출신의 안무가 윌리엄 포사이드가 1999년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파리, 샌프란시스코, 보스톤, 다시 파리를 거쳐 서울에 상륙한다. 이번 무대는 작품 전체가 아닌 하이라이트 구성으로 약 15분 진행된다. 한서혜, 채지영, 이소정 등 보스톤발레단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무용수와 해외 무용수 총 8명이 무대에 오른다.

광주시립발레단은 '백조의 호수', '지젤'과 함께 발레블랑(ballet blanc, 백색 발레)이라 불리는 '라 실피드'로 2012년 이후, 오랜만에 발레축제 관객과 만난다. 광주시립발레단이 선보일 '라 실피드'는 오귀스트 부르농빌의 안무를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 수석무용수 겸 안무가인 볼로틴 안드레이와 볼쇼이의 유일한 동양인 발레리나인 배주윤이 현시대 관객들의 니즈를 반영하여 현대적으로 재안무, 연출했다.

최태지 광주시립발레단 예술감독은 "'라 실피드'는 낭만적인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환상적인 작품"이라며 "이를 통해 발레가 선사하는 일상 속 판타지를, 일상 속 위로를 느끼시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허용순 프로젝트 'Imperfectly Perfect'.

◇ 완전과 불완전 사이…허용순 프로젝트 X 유니버설발레단 컬래버레이션 = 2016년 발레축제의 첫 기획공연 안무가로 초청됐던 재독 안무가 허용순이 3년 만에 발레축제를 다시 찾는다.

'Imperfectly Perfect'(임퍼펙틀리 퍼펙트)는 완전함과 불완전함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는 인간의 고뇌와 성장을 그린 작품으로 세계 초연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유럽에서 활동 중인 원진영, 사울 베가 멘도사, 마리오엔리코 단젤로 그리고 강미선,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외 유니버설발레단 단원들이 출연한다.

작품은 세 가지 인간 관계를 상징하는 군무로 시작한다. 알바 노토의 일렉트로닉 음악 '따로 또 같이'의 도입부는 개개 움직임의 조합이 관점에 따라 완벽한 군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후 올라후어 아르날드의 음악을 배경으로 불완전함을 상징하는 남자의 독무가 이어진다. 에찌오 보쏘의 '천둥과 번개'는 환경, 관계, 감정의 변화에 따라 다소 격정적인 반전을 보인다.

허용순 안무가는 "이번 작품은 그동안 작업을 통해 고민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질문을 던지게 될 현실적 '삶의 자화상' 시리즈 중 하나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안무가 허용순.

올해 발레축제의 마지막 밤을 수놓을 '마이너스 7'은 오하드 나하린이 유니버설발레단과 한국 관객을 위해서 '아나파자', '마불', '자차차'의 주요 장면을 조합한 작품이다. 오하드 나하린은 '무형식의 형식'이라 평가되는가가 메소드를 접목한 작품으로 바체바 무용단의 정체성을 구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작품을 제대로 즐기려면 인터미션에 자리를 지키는 것이 좋다. 검은 수트를 차려입은 남자의 우스꽝스러운 독무가 10분 정도 이어진다. 남자의 춤은 자연스럽게 군무로 전환되어, 관객이 첫 번째 작품 '아나파자'에 몰입하게 한다. 25명의 무용수가 의자에 앉아 역동적인 동작을 반복하는 장면은 강렬하다.

▲유니버설발레단 '마이너스 7'.

'마불'은 1992년 초연된 75분 분량의 작품이나, 이번 무대에는 남녀 무용수의 2인무만 발췌해 사용한다. '자차차'는 관객과 함께 만드는 즉흥 공연이다. 중절모를 눌러 쓴 무용수들이 'Somewhere over the Rainbow'의 편곡에 맞춰 막춤으로 분위기를 끌어 올린다.

허용순 프로젝트 'Imperfectly Perfect'와 유니버설발레단의 '마이너스 7'은 29일과 30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김용걸댄스씨어터 Le Baiser(키스).

◇ 발레는 여성? 6개의 작품, 6명의 남성 안무가 = 매년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되는 공모공연은 총 여섯 작품으로 모두 자유소극장에 올라간다. 올해는 여섯 작품 모두 남성 안무가가 선정됐다.

이번 공모공연은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 댄스의 'Into the Silence', 윤전일 Dance Emotion의 'The One', 프로젝트 클라우드 나인 '더 플랫폼 7', 김용걸댄스씨어터 'Le Baiser(키스)', 신현지 B project '콘체르토', 유회웅 리버티홀 '라이프 오브 발레리노' 등이다.

이 밖에 '대한민국발레축제'는 3년 만에 돌아온 야외공연과 함께, 발레 클래스, 사진전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다채롭게 열릴 예정이다.

▲신현지 B Project '콘체르토'.

▲제9회 대한민국 발레축제 기자간담회가 열린 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궁화홀에서 박인자 조직위원장 겸 예술감독과 참가 단체장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댄스 조현상 대표, 윤전일 댄스이모션 윤전일 대표, 유니버설발레단 부예술감독 유지연, 광주시립발레단 예술감독 최태지,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 대한민국발레축제 조직위원장 겸 예술감독 박인자, 국립발레단장 강수진, 유회웅 리버티홀 유회웅 대표, 신현지 B프로젝트 신현지 대표, 와이즈발레단 김길용 단장, 프로젝트 클라우드 나인 김성민 대표.(사진제공=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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