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리뷰] “몰카 꼼짝마!” 저렴이 몰래카메라‧도청 탐지기 "효과있을까?"

입력 2019-05-3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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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308+'는 주파수 대역을 확인해 몰카로 파악되는 경우 '삐삑'하고 울리는 소리와 진동을 통해 알려준다. (기정아 기자 jjonga1006@)

'직썰리뷰'는 중소기업이나 해외 아이디어 제품들을 직접 사용해보고 제품의 특징과 장단점을 솔직하게 설명하는 코너입니다. 실생활에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 상품이 있다면 이재영 기자(ljy0403@etoday.co.kr)와 김정웅 기자(cogito@etoday.co.kr)에게 제보해주시면 직접 사용해보고 솔직한 후기를 소개하겠습니다.

“요즘 몰카 사건 많잖아요. 우리 회사는 지방 출장도 많고 해서 작은 비즈니스호텔이나 어떨 때는 장급 여관도 종종 이용하거든요. 그래서 회사에서 아예 몰카탐지기를 사줬어요. 출장이 아니더라도 주변 여직원들은 몰카 탐지기 하나씩 다 갖고 있어요. 몰카탐지기 덕분에 마음은 놓여요. 크기는 휴대전화보다 작고 가벼워요. 몰카탐지기 안테나를 빼서 주변을 살펴보면 몰카처럼 전파가 있는 기계에서 '삑삑' 소리가 나요. 몰카탐지기 적외선 레이저로는 몰카 렌즈도 찾아볼 수 있어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게티이미지)

최근 몰래카메라(이하 몰카)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가수 정준영은 '성관계 몰카'를 불법 촬영하고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지인들과 공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 제약회사 대표 아들은 자신의 집안 곳곳에 몰카를 설치해 10년간 자신의 집을 방문한 여성들을 은밀하게 불법 촬영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에는 경찰 실습생이 서울역 에스컬레이터에서 앞서가는 여성의 다리를 휴대전화로 찍다가 발각되어 붙잡혔다. 이달 2일에는 경남 창원시 한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한 남성이 여성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다 발각됐다.

서울 강남에 있는 코엑스에서는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하던 20대와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0대 A 씨는 코엑스 지하의 한 매장에서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A 씨의 USB메모리에서 불법 촬영한 영상 390여 개를 발견했다. 또한 40대 B 씨는 코엑스 여자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휴대전화로 불법 촬영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몰래카메라 대처를 위한 몰카 탐지기의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출처=네이버 카페)

이처럼 몰래카메라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지만, 이를 막기 위한 뽀족한 대책은 나오고 있지 않다.

국회에서 몰카 문제 해결을 위해 초소형 카메라 판매자와 소지자 모두 관할 지방경찰청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나 변형 카메라의 수입, 판매업 등록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려 했지만, 번번이 별다른 조치 없이 넘어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직접 몰카탐지기를 구매해 자신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분위기다. 대학가나 여성이 많은 직장에서는 몰카탐지기를 비롯해 관련 용품을 구매해 직접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번에 '직썰리뷰'에서 다룬 제품은 바로 몰카탐지기 'CC308+'다. 이 제품은 시중에서 1만~2만 원대에 팔리는 제품으로, 주파수 대역을 통해 몰카를 탐지해 준다. 저렴한 가격 탓에 대학생이나 직장 여성들에게 많이 팔리는 제품이기도 하다.

이 제품을 선택하기 전 몰카탐지기를 검색해 다양한 제품을 찾아봤다. 대체로 20만~30만 원대의 제품이 많았다. 이들 제품의 상품 설명에는 저렴한 제품에 비해 고휘도 LED, 초정밀 주파수 탐지 기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몰카탐지기 'CC308+' 본체. 상단엔 안테나가, 중앙에는 뷰파인더(레이저창)이 위치해 있다. (기정아 기자 jjonga1006@)

이들 제품과 비교할 때 'CC308+'는 지나치게 싼 것은 아닐까. 과연 이 가격대에도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할까. 기자가 직접 사용해 봤다.

앞서 언급했듯이 'CC308+'는 가성비가 뛰어난 것이 강점이다. 하지만, 제품을 받아들고 개봉한 후 "절대 싸구려 제품 같지 않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해 보이지만, 버튼과 디자인이 제법 그럴싸해 보였다.

기기 본체는 안테나, 뷰파인더(레이저창), 4단계 탐지 램프, 레이저 온·오프 버튼, 나침반, 이어폰 단자, 감도 조절 다이얼, 파워 버튼과 레이저 탐지 램프로 구성됐다.

▲몰카탐지기 'CC308+'는 본체 기기와 이어폰, 충전 케이블로 구성돼 있다. (기정아 기자 jjonga1006@)

몰카탐지기의 사용법은 간단했다. 몰카를 찾기 위한 장소에서 파워버튼을 소리로 설정할 지, 진동으로 설정할 지 등을 결정한 뒤, 전원을 켜고 제품의 안테나 부분을 조정하면 된다.

이후 감도 조절 다이얼을 조작해 본체 전면의 탐지 램프가 1단계에 오도록 조정한 뒤 몰카가 의심되는 장소 곳곳에 안테나를 가져다 대면 된다.

몰카나 도청장치 신호가 의심되는 곳에 가까이 갈수록 전면 탐지 램프의 단계가 상승하고 소리나 진동의 강도도 세진다.

또한 이어폰을 본체에 꽂으면 파워버튼을 소리로 설정하더라도 외부로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고 이어폰으로 소리를 확인할 수 있다.

'CC308+' 제품의 성능을 보다 확실하게 확인하기 위해 시중에서 판매하는 초소형 카메라를 구입했다.

사람이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초소형 카메라를 녹화 상태로 설정하고 몰카탐지기의 안테나를 향했다. 전면의 탐지램프가 4단계까지 켜지면서 '삑삑' 하고 경고음이 울렸다. 진동모드로 바꿨더니 탐지램프는 4단계 상태까지 올라갔고 진동의 세기도 높아졌다.

몰카탐지기의 안테나를 반대로 향하니 경고음도 울리지 않았고 진동도 멈췄다. 하지만, 다시 한번 안테나를 초소형 카메라 쪽으로 향하니 곧바로 반응을 보였다. 간단한 시험이었지만, 생각보다 초소형 카메라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기정아 기자 jjonga1006@)

혹시 장소가 다르면 반응도 다를까 싶어 이번엔 실제로 몰카가 많이 설치된다는 화장실에서 테스트해보기로 했다.

결과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빈 사무실에서 탐지 램프가 4단계까지 울리며 큰 경고음을 낸 것과 달리 화장실에서는 안테나를 초소형 카메라로 향했지만, 탐지 램프는 1단계만 켜지는 데 그쳤고 경고음도 작게 울렸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제품 설명서에는 통신가전, 배선 등 방해 시그널이 있는 곳에서는 탐지 결과에 다소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측정하는 장소의 환경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에어컨 실외기와 각종 배선이 있는 건물 옥상을 향해 안테나를 위치하자, 탐지 램프는 4단계를 기록했으며 경고음도 크게 울렸다.

사실 제품의 원리는 몰래카메라를 직접 찾는다기보다는 전자제품이 작동할 때 발생하는 전자파를 찾는 방식이다. 따라서 얼마나 더 넓은 전자파 대역에 반응하느냐가 몰카탐지기의 성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몰카탐지기는 '전자파 탐색' 기능과 '렌즈 탐색' 기능을 함께 제공한다. 두 가지 방식의 탐색 기능을 갖추고 있는 것.

이 제품 역시 핀홀카메라를 찾기 위한 적외선 LED 탐지 램프 기능이 있다. 핀홀카메라는 렌즈 구경이 매우 작은 소형 카메라를 말한다. 이런 초소형 카메라는 화장실이나 벽에 작은 구멍을 뚫은 뒤, 밖에서 잘 보이지 않게 설치된다.

핀홀카메라 탐지를 위해 제품의 적외선 LED 탐지 램프를 작동시키면, 본체 뒷면 6개의 적외선 램프가 켜진다. 이후 본체 전면의 적색 뷰파인더에 눈을 가져다 대면 몰카의 렌즈 부분이 반짝거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만 이는 시간을 두고 찬찬히 살펴보아야 하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어 보인다. 또한 탐지하는 사람의 눈에 의존하는 방식인 만큼, 탐지가 확실하지는 않다는 단점도 있다.

이번에 소개한 'CC308+'는 1만~2만 원대의 저가 몰래카메라 탐지기인 만큼, 성능이 아주 뛰어나다고는 할 수는 없다. 특정 대역의 수신 세기만으로 몰카의 유·무를 판단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초적인 탐지에 이용하기에는 제법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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