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이번엔 ‘테크 허브’ 대만으로 불똥

입력 2019-05-27 14:48

무역전쟁 피해 베트남, 대만으로 공장 옮기는 추세도 나타나

▲중국 선전의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선전/신화뉴시스
미중 무역전쟁 불똥이 ‘테크 허브’인 대만으로 옮겨 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포브스는 세계적인 노트북 생산 기지 역할을 하는 대만 기업들이 미중 관세전쟁으로 위험에 처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다음 달 노트북과 스마트폰, 태블릿 등이 포함된 325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4차 관세인상 조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만약 이에 대한 고율의 관세가 현실화하면 대만 기업들이 큰 타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관세가 PC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수요가 감소하면 중국에 공장을 둔 대만 기업들의 수주 역시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애플과 HP의 노트북을 만드는 콴타컴퓨터나 델과 레노보의 컴퓨터를 만드는 컴팔일렉트로닉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매년 생산하는 노트북은 각각 69억 달러(약 8조1745억 원)와 28억 달러 규모다. 이보다는 규모가 작은 위스트론 역시 중국에서 PC를 조립하고 있다. 애플의 대표적 하청 조립공장인 폭스콘과 페가트론, 부품 공급 업체인 라간정밀과 TCK홀딩스 역시 사정권이다.

대만의 리서치회사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HP나 델, 애플 등은 부품 공급의 90%를 대만 회사에 의지하고 있다. 미중이 서로에게 매긴 고율의 관세가 미중에 해가 될 뿐 아니라 대만에서 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DBS는 “대만 기업들은 중국에 집중된 공급 체인에 깊게 관여돼 있다”며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하면 기업 감정을 악화시키고 시장 불안 심리를 조장하면서 단기적 성장 전망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DBS에 따르면 대만의 대중국 수출 규모는 대만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한다.

포브스에 따르면 대만 기업들은 이 같은 무역긴장의 피해자가 되기 않기 위해 중국에 있는 공장을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국가로 옮길 채비를 하고 있다. 대만 정부가 적극 장려하고 있는 ‘리쇼어링(제조업체의 본국 회귀)’을 계획하는 업체도 여럿이다. 올 들어 47개의 대만 기업이 대만에 대한 재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이 발표한 총 투자 금액은 76억 달러다. 콴타컴퓨터는 지난주 중국이 아닌 공장 부지를 알아보고 있다고 발표했다. 컴팔일렉트로닉스 역시 지난 3월 베트남과 대만의 생산시설 증대를 위해 1억7500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앨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수석 아시아태평양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는 관세가 대만에 확실히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중기적으로는 대만 기업들의 생산기지가 중국에서 베트남이나 대만으로 옮겨가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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