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가보니]입찰 임박 인천공항 컨세션…기대보다 한숨이 크다

입력 2019-05-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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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1,2터미널 나뉘고 영업 안된다지만...‘K푸드 관문’ 보이지 않는 효과 더 커

지난 22일 낮 12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역에 내리자마자 눈에 들어온 곳은 한국에 상륙한 뒤 줄 서서 먹는다는 버거집이었다. 꽤 긴 줄을 예상한다는 듯 바리게이트를 쳐놨지만, 줄을 선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비교적 객수가 적은 평일 점심시간임을 감안하더라도 유명세에 걸맞지 않게 한산했다 .

지난해 1월 18일 개장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은 기존 제1터미널보다 규모가 작을 뿐 아니라 취항하는 항공사가 적어 사람이 많지 않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제1, 2터미널을 이용한 전체 객수는 2017년보다 9.8% 늘어난 6800만명을 돌파했지만, 제2터미널 이용객은 이 중 28%인 1900만 명이었다.

제2터미널 1층 식당가를 지나 터미널 3층 플랫폼에 죽 늘어선 간식거리를 파는 가게엔 점원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도넛을 파는 점원 A 씨는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아침 6시부터가 가장 장사가 잘되고, 나머지 시간은 이렇듯 한가하다”며 “공항은 특수매장이지만, 특수 매장이 아닌 곳에서 근무해보기도 했는데 매출 차이를 잘 못 느낀다. 서울 역세권 매장의 매출이 공항보다 훨씬 잘 나온다”고 말했다. 4층 식당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점심시간인데도 한식당에 들어서니 20여개 테이블 가운데 6개만 차 있을 뿐이었다. 한식당 점원 B 씨는 “여기서 1년 근무했는데 공항이 절대적으로 장사가 보장되는 곳은 아닌 거 같다”며 “성수기가 시작되기 전인 5월에 사람이 많이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전체 객수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제1 여객터미널은 사정이 다를까 싶어 이동해봤다. 한눈에 봐도 제2터미널보단 사람이 훨씬 많았다.

올해 5월 황금연휴 기간 인천공항의 일평균 여객은 20만 114명으로 전년도(17만 6094명)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이는 2001년 인천공항 개장 이후 5월 황금연휴 일평균 역대 최다 기록이다. 제1, 2터미널 내 식음료 매장의 지난해 매출도 전년 대비 27%나 늘었다. 하지만 제1터미널 한식당에 근무하는 C 씨는 “제2 터미널이 생기기 전부터 공항에서 일했는데 터미널 하나 더 생기고 사람들이 나뉘니 매출도 줄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2 터미널 개장 후 여객이 분산되면서 터미널 혼잡이 완화되고 출국시간이 단축돼 사람들이 공항 내 머무는 시간은 줄었다.제2 터미널 개장 이후 인천공항의 평균 출국 소요 시간은 1터미널의 경우 37분으로 지난해 평균 41분보다 4분가량 줄었고, 2터미널의 출국 시간은 31분으로 지난해보다 10분가량 크게 단축됐다. 여행객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공항 내 식음료 사업자에겐 굿뉴스는 아니다.

저가 항공사가 생기면서 항공권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돼 객수가 늘었지만, 저가 항공권 출발 시간이 주로 새벽이나 늦은 밤이 많아 객수가 늘어도 공항 내 식음료 사업장 매출엔 영향이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국수 전문점을 운영하는 D씨는 “공항 식당들은 일찍 열면 새벽 6시고, 밤 10시면 문을 닫는다. 저가 항공사 이용객들과 시간대가 맞지 않는 것도 매출 부진의 원인”이라고 짚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공항 내 식음료 사업에 뛰어드려는 열기는 뜨겁다. 현재 공항 내 식음료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인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임대료가 높아서 사업성이 있겠냐는 우려도 있지만, 해외 사업도 하고 있는 만큼 인천공항은 눈에 보이는 매출보다 ‘K푸드 관문’으로서 보이지 않는 홍보 효과를 노리고 들어간 측면이 크다”며 “공항 내 컨세션 사업은 상징적 의미가 있어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박미선기자

▲제2 터미널 1층에 있는 버거 가게(사진=박미선 기자 only@)
▲제2 터미널 1층에 있는 식당 (사진=박미선 기자 only@)
▲제2 터미널 4층에 있는 카페 (사진=박미선 기자 o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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