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난 봉화산 같은 외로운 존재’…이낙연 “결코 아니다, 봉화산맥”

입력 2019-05-23 16:23수정 2019-05-2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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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故 노무현 대통령 10주기 추모식에서 이낙연 총리가 추모사를 하고 있다.(출처=뉴시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하 노 대통령)이 자평한 ‘봉화산 같은 외로운 존재’란 말에 노 대통령이 결코 외로운 산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23일 봉화 마을에서 열린 노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사를 통해 “대통령께서 떠나신 지 10년이 됐다. 며칠 전부터 국내외 곳곳에 사람들이 모여 대통령을 기억하며 그리워하고 있다”이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노 대통령이 생전에 스스로를 연결된 산맥이 없이 홀로 서 있는 봉화산 같은 외로운 존재라고 표현했다며 “대통령님은 결코 외로운 산이 아니다. 대통령님 뒤에는 산맥이 이어졌다. 이미 봉화산은 하나가 아니다. 국내외에 수많은 봉화산이 솟았다”고 부연했다.

이 총리는 노 대통령 생애는 도전으로 점철됐다고 평가했다. 이 총리는 “그 도전은 국민과 국가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었다. 그 사랑에서 대통령님은 불의와 불공정을 타파하고 정의를 세우려 끊임없이 도전했다. 지역주의를 비롯한 강고한 기성 질서에 우직하고 장렬하게 도전해 ‘바보 노무현’으로 불리실 정도였다. 대통령으로 일하시면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특히 “대통령님은 저희가 엄두내지 못했던 목표에 도전했고, 저희가 겪어보지 못했던 좌절을 감당했다. 그런 대통령님의 도전과 성취와 고난이 저희들에게 기쁨과 자랑, 회한과 아픔으로 남았다. 그것이 저희를 봉화산의 산맥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모든 과정을 통해 희망과 고통을, 그리고 소중한 각성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노 대통령이 평범한 사람들이 희망있단 말도 했다. 그는 “대통령님의 도전은 보통 사람들의 꿈이었다. ‘사람 사는 세상’을 구현하려는 대통령님의 정책은 약한 사람들의 숙원을 반영했다. 사람들은 처음으로 대통령을 마치 연인이나 친구처럼 사랑했다”고 회고했다.

다만 노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후회했다. 그는 “사랑에는 고통도 따랐다. 대통령님의 좌절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깊은 아픔을 주었습니다. 가장 큰 고통은 세상의 모멸과 왜곡으로부터 대통령님을 지켜 드리지 못했다는 자책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통은 각성을 주었다. 늘 경계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도 정의도 위태로워진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게 됐다. 사람들은 대통령님 말씀대로 ‘깨어 있는 시민’이어야 한다는 것을 각성했다”고 강조했다. 그 각성으로 현실이 바뀌었다고도 평가했다. 지역주의 완화에 따른 선거 변화, 전남과 경남의 남해안 발전 협력 등을 예로 들은 이 총리는 “사회는 다양성을 더 포용하게 됐다”며 “약자와 소수자를 보는 사회의 시선도 조금씩 관대해졌다”고 밝혔다.

촛불혁명이 동력 중 하나로 작용해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고, 노 대통령이 못다 이룬 꿈을 이루려하고 있단 말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노)대통령님은 지금도 저희들에게 희망과 고통과 각성을 일깨운다”며 “저희들도 늘 깨어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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