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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_인터뷰] 째깍악어 김희정 대표 "엄마는 큰 것에서 무너지지 않는다"
입력 2019-05-16 06:00
"아이 돌보미에게 좋은 대우를, 엄마에겐 행복을"

'성범죄 이력 조회 후 출근'.

매일 아침 직원 출결 관리에 이 같은 문구가 뜨는 회사가 있다. 주 2~3회는 무조건 아침에 경찰서를 들러 성범죄 이력을 조회한 후 출근해야 한다는 게 이곳의 규칙이다. 이는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덕목이기도 하다. 직원들도 꺾이지 않는 대표의 소신에 두손 두발 다 들었다.

이쯤 되니 경호업체인가, 경찰서와 협업하는 프로젝트가 있는 기업인가 궁금해진다. 1년간 1000명이 넘는 이들의 성범죄 이력을 조회를 해오다 보니 경찰에게 미안해지기까지 하다고. "경찰이 일일이 쳐야 하는 게 너무 죄송해서 USB에 한꺼번에 담아서 드립니다." 지난 3일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사무실에서 만난 째깍악어 김희정 대표의 항변(?)이다.

▲김희정 째깍악어 대표가 3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성범죄 이력 조회요? 하다가 안 하는 게 더 위험한 것 같아요. 계속해야죠. 인턴직원이 어느 날 제게 '타협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다'라고 하더라고요."

째깍악어는 시간제 아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모바일 앱에 원하는 지역, 시간을 입력하고, 교사 프로필을 확인한 후 원하는 선생님을 선택하며 매칭이 이뤄진다. 부모는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기를 원한다. 째깍악어가 까다로운 교사 선발 과정을 거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째깍악어의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가입을 하고, 인적성 검사를 봐야 한다. 이후 지정된 교육 장소에 경력증명서, 성범죄 이력조회 결과 등 신원확인을 할 수 있는 서류들을 지참해 참석해야 한다. 김 대표는 "여기까지 참석하는 사람이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를 통과한 지원자도 면접을 보고, 돌봄 역량과 놀이 콘텐츠 교육 등 학습과정을 거친 후에야 째깍악어에서 활동할 수 있다.

김 대표는 휴대전화를 열고, 지난달 4월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 동안 현황을 보여줬다. 총 282명(대학생 206명, 보육교사 76명)이 회원가입을 했지만, 교육 참석자는 20명(대학생 12명, 보육교사 8명)에 불과했다. 이 중 2명의 불합격자가 나와 282명의 지원자 중 18명이 합격한 셈이다. 까다로운 선발 과정 때문일까. 교사들 사이에서 째깍악어는 인기가 없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대신 자신 있는 이들은 오히려 째깍악어를 선호한다.

"부모는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에게 아이를 맡겨야 해요. 부모가 지원한 교사의 프로필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저희가 먼저 까다로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날씨 좋을 때 지정된 교육 장소로 오게 하면, 안 오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결국, 안 할 사람은 안 와요. 약속을 어긴 거죠. 그런 분은 탈락입니다. 다시 신청할 수 없어요."

아이 돌봄 서비스는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365일 진행된다. '오늘 돌봄', '밤중 신청', '주말 신청'을 통해 아이를 맡길 수 있다. 상담도 같은 시간 365일 가능하다. 실제 아이를 키워본 엄마 상담사 세 명이 평일과 주말에 엄마와 교사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교사 모두 앱에 소개하고 있진 않아요. 하루에 돌봄이 한 개인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100~150건 정도 되죠. 총 1만1000명의 악어알과 2000명의 악어가 있습니다. 악어는 교육을 받은 분이고, 악어알을 교육을 받지 못한 분이에요. 악어알과 악어 수는 참 많은 것을 의미해요. 어떤 아이 돌봄 서비스는 80명을 한꺼번에 교육하고, 신분증 검사도 하지 않는다고 해요. 시급은 낮게 주는 대신, 허들이 낮은 거죠. '우리만 이렇게 힘든 것 아닌가'라는 내부 이야기가 나올 때쯤 금천구 사건이 터졌죠."

▲김희정 대표는 명함에 아이의 이름을 새겼다. 다른 직원들도 한 아이의 부모라는 책임감을 잊지 않고 교사와 아이들을 매칭하고 있다.(사진제공=째깍악어)

◇ 명함에 새겨진 '강지민 엄마'…"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엄마 이야기"

김 대표는 마케터 출신이다. 리바이스, 존슨앤드존슨, 매일유업 등에서 10년간 마케터 생활을 했다. "저는 그래도 나은 편이었죠." 김 대표는 아이가 2학년이 될 때까지 '이모님'도 쓰고, 양가 어머니의 도움을 받았다.

"제가 일했던 곳의 팀원은 대부분 여성이었는데,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사연이 정말 많아요. '학원 뺑뺑이'를 그냥 돌리는 게 아니에요. 아이를 학원에 맡기지 않으면 엄마가 퇴근할 떄까지 아이가 있을 곳이 없으니까요. 이런 일도 있어요. 한 직원의 아이가 셔틀버스를 놓쳤대요. 집은 분당이고 학원은 서울인데, '엄마 셔틀이 안와'라고 전화가 온 거죠. 그럼 모든 일정이 무너지는 거예요. 일단 아이에게 경찰차를 보낸대요. 방법이 없으니까요.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엄마는 무너져요. 엄마는 큰 데서 무너지지 않아요. 어린이집이나 이모님은 어떻게든 찾아내죠. 하지만 작은 것들 때문에 금이 생기면, 엄마는 자신의 이기심 때문에 가족이 힘든 것 아닌가 자책을 해요."

2016년 9월 같은 처지의 세 엄마가 똘똘 뭉쳤다. '우버'나 '에어비앤비'처럼 플랫폼을 통해 아이 돌봄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명함에는 '강지민 엄마'라는 문구도 넣었다. 직원들 모두 한 아이를 엄마, 아빠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아이 돌봄 매칭을 한다.

"저는 돈을 벌기 위해 째깍악어를 시작한 게 아니에요.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직장인 엄마로서 견디다 못해 문제 해결을 모색한 거죠. '답답함'이 째깍악어를 있게 한 거 같아요. 전문성 있는 선생님들을 플랫폼에서 충분히 검증한 후 대우하면 이 시장이 좋아질 거로 생각해요."

▲째깍악어는 까다로운 시스템을 통해 보육 교사를 선발하고 있다. 김 표는 "아이 돌보미에게 제대로된 처우를 해주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 '경단녀' 되는 전문 보육인들…'자문'과 '기업 CSR'에 적극적인 이유

째깍악어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삼성카드와는 2년째 CSR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을 위한 아이 돌봄 사업을 했지만, 올해는 보육교사 자격증을 가졌음에도 집에서 쉬고 있는 교사들이 다시 일터로 나올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아직 계약은 하지 않았으나 국내 굴지의 보험회사와는 어린이 재활병원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 가정에 아픈 식구가 한 명 있으면 그 가족의 삶의 질이 굉장히 떨어진다"며 "특히 어린이 재활병원에서는 엄마들의 삶의 질이 굉장히 떨어지는데, 이들을 위한 혜택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째깍악어 교사가 병원에 투입되면 하루 평균 6시간 동안 병원에 있는 아이의 부모들도 숨을 돌릴 수 있다. "엄마들이 장 보러도 못 간대요. 엄마가 3~4시간 만이라도 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아이 돌봄 서비스를 진행하는 거예요. 아이가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는 것,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걸 째깍악어 선생님들이 돕는 거죠."

현재까지 14억 원의 투자금을 모집했다. KB증권, 옐로우독 등이 째깍악어에 자금을 투입했다. 광화문에 위치한 한 기업에 마련될 보육시설에도 째깍악어 선생님이 투입될 예정이다.

"엄마는 아이를 맡길 사람이 없다고 발을 동동 구르고, 정부는 일반 여성을 교육해서 넣고 있어요. 이미 국가가 공인한 보육 교사가 얼마나 많은데, 이들을 고용하지 않을까요? 육아는 엄마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한 회사의 절반 이상이 육아하는 가정입니다. 정부, 기업 모두 육아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해요. 행복한 가정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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