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없는 한잔...'잔 와인' 열풍에 ‘생활와인’이 뜬다

입력 2019-05-0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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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ㆍ외식매장들 잔 와인 선보이며 대중화

▲업계 최대 규모의 와인 복합 매장 '현대백화점 와인웍스' (현대백화점)
#1.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소재 금융사 PB센터에 근무하는 이모(38)씨는 요즘 VIP 고객과의 미팅을 ‘와인웍스’에서 진행한다. 딱딱한 사무실보다 ‘잔 와인’을 즐기며 부드럽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고객과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이씨는 “우수 고객들은 와인에 대한 조예가 깊기 때문에 본인이 모르는 와인에 대해 호기심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2. 서울 압구정동에 사는 강모(42)씨는 백화점 쇼핑 도중에도 비교적 부담없는 가격과 용량의 잔 와인을 즐긴다. 강씨는 “기존에는 지하 매장에서 와인을 사서 5층 식당가에 올라가 먹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 편하다”고 전했다.

올 초 현대백화점이 압구정본점에 오픈한 와인 전문 매장 ‘와인웍스’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최근 ‘잔 와인’이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백화점이 부담없는 가격에 ‘잔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와인 바로 변신하는가 하면 여의도 일대 직장인을 타깃으로 ‘잔 와인’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레스토랑, 펍 등 식음매장은 물론 대형마트, 백화점 등 유통매장에서 ‘잔 와인’이 최근 인기를 끌면서 일상 속에서 ‘생활 와인’ 소비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이탈리안 비스트로 ‘더플레이스’는 서울 스퀘어, 영등포 타임스퀘어, 여의도 IFC점 세 곳을 와인과 맥주를 강화한 특화 매장으로 운영한다고 최근 밝혔다. 더플레이스 측은 3~8만 원대 와인을 60%, 8~15만 원대 와인을 40% 가량 구비했다고 전했다. 더플레이스 상품팀 백민정 과장은 특화 배경에 대해 “회식, 저녁 모임이 많고 주류에 대한 니즈가 높은 곳, 잔 단위로 가볍게 즐기고 싶어하는 와인 수요가 있는 곳을 와인 특화 매장으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주류 종류 또한 다양화하고, 모든 와인을 잔 단위로 판매해 부담을 낮춘 게 특징이다. CJ푸드빌에 따르면, 더플레이스 특화매장 운영 후 서울스퀘어점 기준으로 잔 단위의 와인 판매량이 기존 대비 3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은 국내 백화점 업계 와인 매장 중 가장 큰 규모(영업 면적 330㎡)로 ‘와인웍스’를 선보였다. 현재 국내 주요 백화점의 와인 매장의 크기는 약 66~165㎡ 수준이다. 이는 디저트 등 델리 매장 20여개를 채울 수 있는 규모로, 식품관에 100여평의 대형 매장을 여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한잔씩 구매해서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와인바’, 시즌 별로 10여종의 와인을 시음하는 ‘테이스팅 코너’도 운영한다. 실제로 ‘와인웍스’가 오픈한 올 1월 14일부터 4월 30일까지 와인웍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0% 증가했다. 일 평균 400~600여 명의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며, 이는 와인웍스 오픈 전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우명학 현대백화점 가공식품팀장은 “1만 원 내외의 ‘한잔 와인’을 시켜놓고 책을 읽는 고객, 저녁 식사 후 매장에 들러 와인을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고객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낸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와인웍스 전경(현대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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