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신준식 자생한방병원 명예이사장 “추나요법, 건강보험 이어 곧 실손보험 시대 올 것”

입력 2019-05-02 18:12수정 2019-05-0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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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나요법 표준화 정립한 주인공..."미국 유럽 의료진들도 추나에 주목...한양방 통합의학의 길로 나아가야"

▲서울 논현동 자생한방병원에서 만난 신준식 자생의료재단 명예이사장은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추나요법이 건강보험에 적용되면서 많은 환자들이 치료비 걱정 없이 추나시술을 받을 수 있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많은 환자들이 치료비 걱정 없이 추나시술을 받을 수 있게 돼 보람을 느낍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생한방병원에서 지난 4월말 만난 신준식 대한한방병원협회장이자 자생의료재단 명예이사장(67)은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추나요법의 건강보험 적용에 대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그간 근골격계 질환자들은 침·뜸·부항 등 일부 한방물리요법을 제외하고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최대 20만 원에 달했던 추나시술에 대한 진료비 부담을 지속적으로 호소해 왔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의 ‘2017년 한방의료 이용 및 한약소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한방 의료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국민의 45.7%가 ‘보험급여 적용 확대’라고 답했다. 이에 정부도 추나요법에 대한 보장성 강화의 필요성을 인정하게 되면서 올해 4월부터 근골격계 환자들은 본인부담률이 50%가량 줄어든 약 1만~3만 원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40여 년간 한의학의 고대 수기요법을 추나요법 이론으로 재정립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신 이사장이 건강보험 적용을 위해 많은 에너지를 쏟은 덕분이다.

한의사였던 아버지의 왕진을 따라다니며 어렸을 때부터 수기요법을 접한 그는 1982년 경희대 한의대 재학 시절 수기요법에 관심 있는 동기들과 자생의학회를 조직해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하며 이론정립에 힘썼다. 이후 수기의학에 관심 있는 회원 50여 명을 모아 고문헌을 발굴하고 본격적으로 한국 추나요법을 연구했으며 대한추나의학회(현 척추신경추나의학회)를 설립하고 미국, 일본, 중국 등의 다양한 수기요법에서 장점을 딴 지금의 추나요법을 탄생시켰다.

그는 “서양인 체형에 맞는 카이로프랙틱은 해부학, 오스테오페틱(정골요법)은 신경학·근육학, 중국의 튜나요법은 경혈학, 일본의 접골요법은 뼈교정에 집중한다”며 “이러한 여러 수기요법의 장점을 접목해 한국인 체형에 맞는 수기요법으로 발전시킨 것이 추나요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수십 년 연구를 통해 마련된 한방 수기요법인 추나는 한의사가 환자의 체형에 맞게 제자리를 벗어난 척추와 관절, 인대, 근육을 밀고 당겨 바로잡아 각 부위의 본래 구조와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으로 학술적 이론은 ‘한국추나학’ 교재에, 추나요법의 모든 술기(術技)는 ‘추나요법 임상표준진료지침’에 담기게 됐다.

특히 표준화된 추나요법은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수기요법으로 자리 잡았다.

신 이사장은 “추나요법은 해외 많은 의사들에게 부드럽고 효과가 좋으며 부작용이 매우 적어 안정성 있는 수기치료로 통한다”며 “2002년 미국 UC어바인 의과대학에서 한국추나학을 교과 과목으로 채택했으며 2008년 WHO(세계보건기구)가 주최하는 전통의학총회에서 한국대표 연자로 초청받아 강의하는 등 미국, 유럽 등 해외 의료진의 추나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 이사장은 2012년부터 미국 오스테오페틱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방치료법을 교육하고 있으며, 자생한방병원의 추나요법을 비롯한 한방 비수술 치료법이 미국 오스테오페틱 의사협회(AOA)의 보수교육 과목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최근 ‘2019 세계수기근골의학연합회(FIMM) 서울 컨퍼런스’에서도 그는 국내외 수기요법 전문가를 대상으로 추나요법 등 한방 비수술 치료법 강연을 진행해 참석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미국과 유럽의 수기근골의학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이들은 임상실습 위주의 최신 의료 트렌드를 익히고 근골격계 질환 치료를 위한 수기요법과 병행할 수 있는 치료법을 모색하고자 자생한방병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신준식 자생의료재단 명예이사장의 다음 목표는 “추나요법의 질환 확대와 실손보험 혜택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처럼 미국 등 의료선진국에 한방치료법 강의를 통해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는 신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주최로 열린 ‘메디컬 코리아(Medical Korea) 2019’에서 외국인 환자를 유치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신 이사장은 올 2월 제17대 대한한방병원협회 회장직에 연임돼 2022년 2월까지 3년간 임기를 이어간다. 신 이사장의 다음 목표는 추나요법의 질환 확대와 실손보험 혜택을 실현하는 것이다.

그는 “직접 개발한 순환기·두개천골·내장계 추나요법을 최근 교육을 통해 한의사들에게 공개하고 있다”며 “다양한 질환에 맞는 추나요법이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되면 많은 환자들이 또 혜택을 받게 되지 않겠냐”며 백세시대 국민 건강을 위해 주어진 새로운 과제를 수행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한 그는 한방실손보험 시대도 머지않았다고 강조했다. 신 이사장은 “그동안 정부나 금감원 등에서 통계나 표준화에 대한 문제를 거론하며 한방실손보험 상품에 비협조적이었다”며 “협회가 주도적으로 이러한 부분들을 보완하며 노력한 결과 몇 가지 사안들만 조정하면 한방에서도 실손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머지않아 열릴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그는 바로 지금이 국내외 한의학에 대한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시기로, 한의계가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신 이사장은 “한의학은 오랜 경험과 검증을 통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유산으로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질환 양상에 의학의 경계에 구애받지 않고 받아들이며 꾸준한 발전을 거듭해왔다”며 “한의계가 힘을 합쳐 환자들이 보다 부담 없이 한방의료기관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국내 통합의학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한방이 표준화와 과학화를 통해 꾸준히 발전해가며 자연스럽게 ‘통합의학’의 길로 들어섰다”며 “한쪽만을 배척하는 국내 의료계의 모순된 구조에서 벗어나 ‘환자우선주의’의 관점에서 한방과 양방의 장점을 아우를 수 있다면 국내 의학계도 통합의학의 길로 보다 빨리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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