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롯데맨’에서 교촌 회장으로...소진세, 오너 리스크 ‘주홍글씨’ 지울까

입력 2019-04-2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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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장 등 난제 극복 촉각...“변화·혁신으로 성장동력 발굴”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신임 회장이 22일 경기 오산시 교촌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교촌에프앤비

“교촌이 가진 상생의 가치를 발전시키고, 글로벌 교촌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에 모든 역량을 다할 것입니다.”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신임 대표이사 회장은 22일 경기도 오산에 위치한 교촌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같이 포부를 전했다. 이날 소 신임 회장은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 시스템 확립’,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 형성’, ‘상생의 가치 발전’ 등을 향후 경영 방향으로 내걸었다.

소 회장의 취임은 치킨업계 1위로 자리매김한 교촌에프앤비 창업주인 권원강 전 회장의 경영혁신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3일 창립 28주년 기념 행사에서 권 회장은 퇴임 의사를 밝히며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변화를 예고했다. 당시 권 회장은 “교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에는 보다 투명하고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퇴임 배경을 밝힌 바 있다. 교촌 관계자 또한 “소 회장의 경험과 능력이 접목돼 더욱 전문성이 강화된 조직으로의 변화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소 신임 회장은 권원강 전 회장과 같은 학교 출신인 데다 유통업계 전문가여서 권 전 회장이 직접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950년 대구 출생으로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소 신임 회장은 40여 년간 유통업에 종사한 ‘유통업계의 산증인’이다. 롯데쇼핑에 입사해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 마케팅본부장, 롯데미도파 대표이사, 롯데슈퍼 대표,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등을 역임했다.

‘불도저’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강한 추진력을 보여온 소 신임 회장은 2006년 롯데슈퍼 대표로 취임할 당시 50여 개에 그쳤던 매장 수를 물러나기 직전인 2013년 말 350여 개까지 늘려 SSM(기업형 슈퍼마켓) 업계 1위로 뛰어오르게 한 주역이었다. 또 2010년부터 대표이사를 겸임해온 코리아세븐(편의점 세븐일레븐 운영 법인) 역시 2010년 매출 1조3000억 원에서 2013년 2조5500억 원 규모로 키우는 등 역량을 발휘했다. 이후 소진세 신임 회장은 롯데월드타워 안전 이슈를 비롯해 신동주·동빈 형제의 경영권 분쟁 등에서 ‘롯데그룹의 입’으로서 역할을 해냈다. 2017년 2월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을 맡아 ‘뉴롯데’를 선언하고 그룹 이미지 재편 과정에 기여하기도 했다.

소 신임 회장 앞에는 교촌에프앤비에서 해결해야 할 미션이 있다. 최근 프랜차이즈업계에 불어닥친 오너 리스크에서 교촌에프엔비도 자유롭지 못하다. 권원강 전 회장의 친척인 권 전 본부장이 사내 폭행 및 폭언 등으로 물러나면서 오너 경영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롯데에서 익힌 경험과 위기돌파 능력을 통해 소 신임 회장이 교촌의 기업 이미지를 회생시키고 영업력을 회복해 그간 추진해온 코스피 상장(IPO) 등의 난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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