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선생 잠든 ‘용산 효창공원’, 추모 공간 조성…독일 ‘홀로코스트 공원’처럼

입력 2019-04-10 13:19수정 2019-04-1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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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기념공간 조성 예시.(출처=서울시)

백범 김구 선생과 윤봉길ㆍ이봉창 의사 등 7인의 독립운동가가 잠든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16만924㎡)이 2024년 ‘독립운동 기념공원’으로 다시 태어난다. 독일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추모공원’처럼 일상 속 추모 공간이 만들어지고 효창운동장은 주차장과 도로를 녹지화해 공원과 하나가 된다.

서울시는 국가보훈처와 함께 10일 ‘효창독립 100년공원 구상안’을 발표했다.

효창공원은 조선 정조의 장자인 문효세자의 묘역 ‘효창원’이 있던 자리다. 일제는 울창한 송림이던 효창원에 골프장과 유원지를 설립, 해방 직전 묘역을 서삼릉으로 이전했다. 이 과정에서 규모는 3분의 1로 축소됐고 도로도 단절됐다.

해방 후 백범 김구 선생은 이곳에 독립운동가 묘역을 조성했고 현재 김구 선생을 비롯해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이동녕, 차리석, 조성환 선생 등 독립운동가 7인이 잠들어 있다.

효창공원의 새로운 공간 구상 방향은 △효창운동장은 창의적 계획을 통해 변화 가능한 ‘다층적 공간’으로 △독립운동가 7인의 묘역은 ‘일상 속 성소’로 △주변 지역은 ‘확장된 공원’의 개념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독립운동가 묘역은 참배객 위주의 박제된 공간에서 시민이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일상 속 추모공간’으로 거듭난다. 서울시는 “추모와 일상이 공존하는 독일 ‘유대인 학살 추모공원’, 프랑스 ‘페르라셰즈 묘지공원’ 같은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효창운동장은 공원과 하나가 되는 공간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국제표준규격을 유지하면서 스탠드, 조명탑, 트랙 등 일부 시설을 제거하고 스탠드 대신 경기장 주변 지형(경사지)을 활용해 피크닉형 관람석을 조성한다.

공원의 경계를 넘어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공원으로 공간적 범위를 넓힌다. 손기정체육공원, 식민지역사박물관, 이봉창의사기념관, 경의선숲길, 숙명여자대학교 등 주변에 위치한 거점들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용산구 ‘효창100년길 조성사업’과 연계해 폐쇄적인 담장이 사라지고 화단이나 잔디밭을 지나 자연스럽게 공원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손기정 체육공원은 2020년 6월 만나볼 수 있다. 독립역사 속 체육인의 항거정신을 기념하는 또 하나의 공원이다. 마라톤 마니아와 주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587m 길이의 러닝트랙이 새롭게 깔리고, 공원 후문에는 탈의실, 샤워실, 카페 등 부대시설 ‘체육센터’가 들어선다. 공원관리사무소와 자재창고로 쓰였던 공간은 리모델링을 통해 ‘어린이도서관’으로 재탄생한다.

또 이용객이 저조했던 ‘손기정기념관’은 손기정 선수의 도전정신과 열정을 담아 리뉴얼하고, 남승룡 등 숨겨진 영웅들을 위해 체육센터 내에 전시공간을 조성한다.

서울시는 국가보훈처, 문화재청, 용산구, 독립운동 관련 분야, 축구협회,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는 ‘효창독립 100년포럼(가칭)’ 공론화 과정을 통해 최종 계획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은 손기정 공원뿐 아니라 우리 근현대 역사를 기억하고 현대적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며 효창공원도 그중 하나”라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정신을 담아 향후 100년을 내다보는 서울의 대표적인 독립운동 기념공원으로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효창공원 일대 전경.(출처=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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