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흔드는 행동주의 펀드] 배당 욕심내다 왕따 된 엘리엇, ‘경영진 심판론’으로 막판호소

입력 2019-03-2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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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모비스 vs 엘리엇

ISS마저 등돌리자 주주들에 서신 보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중 하나인 ISS를 비롯해 국내외 자문사 대부분이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손을 들어주면서 22일 주주총회에서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급해진 엘리엇은 주주 대상으로 서신을 통해 막판 표집결에 나섰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SS는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이사회가 상정한 현금배당안에 대해 찬성을 권고한 반면 엘리엇의 배당안에는 반대해 양측의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차는 보통주 1주당 3000원. 모비스는 4000원의 현금 배당을 책정했다. 하지만 엘리엇은 현대차, 모비스가 제안한 배당금의 6~7배에 달하는 규모(현대차 2만1967원·모비스2만6399)를 제안했다. 이에 ISS는 “엘리엇이 요구한 배당안 이뤄지면 향후 연구 개발이나 공장 투자를 위한 자본요건 충족에 어려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외이사 추천에 대해서는 현대차그룹과 엘리엇의 제안을 각각 일부 수용했다.

또 다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 루이스도 현금배당을 비롯한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현대차 이사회가 주총에 상정한 안건에 모두 동의를 권고했다. 반면 엘리엇이 추천한 현대차 사외이사, 현대차와 모비스 배당안에는 모두 반대했다. 아울러 현대차와 모비스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물론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도 현대차그룹에 힘을 실어줬다.

이로써 당초 예상됐던 양측의 표대결 결과가 예상보다 쉽게 현대차 판정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엘리엇이 가진 지분은 현대차 3.0%, 모비스 2.6%로 현대차그룹 보유 지분규모보다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동안 주주들을 대상으로 끊임없는 표심 잡기에 나서며 걸림돌이 돼 왔다.

불안해진 엘리엇은 현대차그룹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막판 호소에 나섰다. 엘리엇은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대차대조표를 정상화하고 기업 경영구조 개선과 책임경영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엘리엇의 모든 주주제안에 찬성해주길 바란다”고 강하게 요청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 경영진의 책임을 물을 방법이 부재한 상황에서 경영구조 문제까지 겹쳐 주주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엘리엇은 “현대자동차그룹 경영구조는 다른 재벌기업 대비 현저히 뒤처진 상태로 지분구조가 개편되지 않은 유일한 국내 대기업”이라고 언급했다.심각한 초과자본 문제도 다시 한 번 거론했다. 엘리엇은 “현대차 초과자본은 8조~10조 원, 현대모비스는 4조~6조 원에 달한다”면서 “현대차그룹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그룹 대차대조표를 정상화하고, 각 계열사의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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