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사 반대에도..국민연금, 삼성 손 들어준 이유는

입력 2019-03-14 15:06수정 2019-03-1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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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ㆍ안규리 서울의대 교수 사외이사 독립성 우려

(대신지배구조연구소)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의결권 자문사들의 반대에도 삼성전자 사외이사 선임 건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인사들은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로 독립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국민연금의 판단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14일 “의결권 행사 방향이 반대 의견이면 그 이유를 설명으로 달지만, 찬성 의견일 경우에는 별도의 설명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은 참고 사항일 뿐 국민연금이 따를 필요는 없다”며 “자문사와 상반된 의결권을 행사한 사례는 많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지분을 지난달 기준 8.95% 보유한 주요 대주주다. 전날 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에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할 것이라는 의결권 행사 방향을 공시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 의결권 자문사들이 해당 인사들의 독립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자 논란이 일고 있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에 따르면 박 전 장관은 현재 삼성전자의 사외이사로 재직(재임 포함 6년) 중이다. 또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국정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롯데쇼핑 사외이사와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등도 겸임 중이다.

성균관대는 1996년 삼성재단이 학교 운영에 참여하면서, 2008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개원하고 수원 자연대학캠퍼스 투자 등을 확대해 왔다.

이에 대신지배연은 후보자가 재직 중인 성균관대가 삼성전자를 포함한 기업 총수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법인 소속이라는 점을 지목했다. 후보자가 충실한 사외이사로서의 임무수행이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대신지배연은 “사외이사 후보자가 ‘해당 회사, 계열회사, 기업총수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비영리법인의 상근임직원 또는 비상임이사이거나 최근 5년 이내에 해당 회사 등의 상근임직원 또는 비상임이사이었던 자’인 경우에는 당 연구소의 사외이사 결격요건에 해당된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라며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전자 지분은 이건희 회장과 친인척·임원·계열사·재단 등에서 18.67% 보유하고 있다.

안 교수의 경우 삼성전자의 특수관계법인인 호암재단으로부터 보수 이외의 대가를 받은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삼성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지정 후원을 받고 있다는 점 역시 독립성이 우려되는 근거로 꼽혔다.

서스틴베스트는 “안 교수가 2017년 호암재단에서 사회봉사상을 수상하며 상금 3억 원을 받았다”며 “사외이사로서의 독립적 업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반대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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