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ㆍ정용진 한판 붙자” 이커머스 도전장 내는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입력 2019-02-2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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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매장' 강화 이어 두번째 승부수...리츠 상장 통해 자금 조달 추진...내달 간담회서 전략 발표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유통업계가 이커머스를 위기극복 카드로 꺼내들면서 신동빈 롯데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대대적으로 투자를 늘리는 가운데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까지 이커머스 경쟁에 가세한다.

홈플러스는 3월 말 임일순 사장 주관의 ‘홈플러스 경영 전략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내달 간담회에서는 온라인 사업과 홈플러스의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해 임 사장이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임 사장은 이 자리에서 성장 정체기에 빠진 오프라인을 대신해 온라인 시장에 강력한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취임한 임 사장의 첫 번째 도전은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장점을 결합한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의 강화였다. 지난해 스페셜 매장 평균 매출은 2017년 대비 40%, 객단가는 30% 증가해 성공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첫번째 도전을 성공시킨 임 사장에게 홈플러스의 이커머스 사업은 두번째 도전이 될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2002년 인터넷 주문시스템을 구축하며 업계 처음으로 온라인 시장에 진출했지만 현재는 후발주자에도 밀리는 형국이다. 그동안 대형마트 본업에 집중한 나머지 이커머스 육성을 등한시한 결과다.

그러는 사이 신세계는 지난해 1월 ‘디지털 시프트’를 선언해 온라인에 1조 원 투자 계획을 알렸고, 10월에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올해 3월에는 신세계와 이마트의 온라인 사업부를 분할해 새로운 통합 법인을 출범시킨다. 롯데 역시 작년 8월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해 5년간 3조 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선포했다.

롯데와 신세계는 빠른 결정과 실행이 가능한 오너 경영인 체제다. 홈플러스가 상대적으로 이커머스에 더딘 행보를 보인 것은 전문경영인 체제인 점이 크다.

하지만 임 사장은 재무통 출신답게 홈플러스 리츠 상장을 추진하며 든든한 자금줄부터 마련한다. 내달 말 상장 예정인 리츠는 공모자금으로 홈플러스의 점포 51개를 사들일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는 약 4조 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우선 MBK파트너스가 회사 인수를 위해 조달한 4조 원대의 차입금 중 일부를 갚는데 사용할 계획이지만 이 중 일부를 온라인 사업 강화에 사용할 여지도 충분하다. 당초 2월 중으로 계획하던 간담회를 3월 말로 미룬 이유도 리츠 상장 흥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임 사장이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으로는 지역거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확대가 점쳐진다. 지난해 구축했던 온라인 전용 하이브리드 풀필먼트 시스템을 전국 매장 곳곳에 확대한다는 것이다. 풀필먼트는 물류업체가 고객 주문에 맞춰 제품을 분류, 포장, 배송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온라인용 물류센터를 따로 짓는 대신 권역당 몇몇 점포의 일부를 온라인 전용 물류창고로 꾸민다는 얘기다. 모바일과 온라인 홈페이지 개편도 예상된다. 더불어 상품 관련 전략도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저가’ 정책, 혹은 지난해 첫발을 내디딘 ‘육가공센터’의 확대가 유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3월에 윤곽이 드러날 홈플러스의 실적(2월말 결산법인)은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스페셜점포 추진 비용이 계상되는 데다 52시간 근무제,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등에 따른 인건비도 상승할 것이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내달 열릴 사장 간담회는 온라인 사업뿐만 아니라 또 다른 성장동력 전반을 알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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