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칼럼] AI 채용 시대… 악플러, 취업은 언감생심

입력 2019-02-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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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저술인협회장

대표적 글로벌 IT기업 구글은 70여 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미국에서 일하는 직원만 해도 5만5000여 명이 되는데,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6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세계인들이 선호하는 회사이다.

구글은 어느 회사보다 근무 여건이 좋다고 자부하므로 평범한 사람을 뽑아 교육과 훈련을 통해 인재로 키우는 것보다 최고 인재를 뽑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매년 200여 만 명의 지원 서류를 받아 4000~5000명의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채용 비용을 투입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구글은 학점과 면접이 지원자 능력을 평가하는 데 신뢰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한마디로 기존의 방식으로는 훌륭한 인재를 알아보지 못할 확률이 높은 것은 물론 급증하는 채용 수요에 맞춰 적기에 인재를 채용하는 것도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결론이다.

그래서 구글은 공채시험 없이 인재를 선발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다. 구글은 직원 채용용 수학적 알고리즘을 개발한 후 온라인으로만 입사 지원을 받는다. 구글이 개발한 알고리즘은 지원자들의 경험과 인성의 어떤 요소가 그들의 미래 잠재력을 예측할 수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지원자가 온라인에서 구글 지원용 설문지에 응답한 것을 토대로 인공지능(AI)이 0점에서 100점까지 평가하여 추천하면 회사에서는 이들 선별된 지원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하여 최종적으로 직원을 채용한다.

AI가 직원을 채용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할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의 특성이 기본적으로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이 찾는 인재상도 근본적으로 변할 수는 없는 일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기업이 찾는 인재는 과거와 다를 것이 없지만 AI의 중요성은 입사지원자가 제출한 이력서만 토대로 심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AI는 지원자가 그동안 사용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계정에 남긴 자료를 분석해 지원자의 성격과 이직 확률 등을 판단해 실제 채용 과정에 적용하는데, 그동안 지원자들의 자질을 경력서와 면접으로만 판정하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다. 여기에 소요되는 시간은 겨우 15초이다.

한국도 현재 500여 개의 기업에서 AI를 도입하고 있는데 지원자가 제출한 자기소개서는 각 회사가 요구하는 인재풀에 들어 있는 글들과 비교 분석된다. 단어 하나하나뿐만 아니라 문장의 구성, 내용의 일관성 등을 AI가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또한 AI와 1시간 정도 면접을 보는데 면접을 보는 장소는 집, PC방, 카페 등 어느 곳이든 무방하다. 맥박부터 감정과 눈동자 움직임, 지원자의 핵심 키워드를 뽑아낸다.

심지어 기억력과 사고력 같은 인지 기능을 주관하는 전전두엽을 분석해 직군 적합도와 세부 역량을 파악한다. 특히 면접 영상에 나온 지원자의 단어 선택, 목소리, 몸짓 등을 보고 지원자가 정직하게 대답하는지도 판단해 회사에 알려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취업 지원자가 과거에 작성했던 악플 등은 치명적 결과를 초래한다. 악플을 회사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회사로 보아 악플을 상습적으로 달던 악플러는 언제 어느 때 회사의 방침 등에 돌변하여 회사를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악플러들을 회사에서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으로 AI의 날카로운 눈을 속여 취직한다는 생각을 애초에 버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취업이 아니더라도 빅데이터를 통해 악플 등 자신의 모든 과거 행적이 저장되고 있으며 이를 불러 활용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시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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