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드는 집주인, 발 구르는 세입자…분쟁조정·경매신청 갈수록 늘어

입력 2019-02-1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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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 안건 71%는 전세보증금반환 갈등

▲서울 강동구 일대의 아파트 모습(연합뉴스 )
전세보증금 반환 문제를 둘러싼 집주인과 세입자간 갈등이 늘고 있다.

17일 대한법률구조공단 산하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분쟁 조정건수는 2515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전세보증금 반환과 관련한 분쟁은 71.6%에 해당하는 1801건으로 나타났다.

임대차분쟁조정위는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에 주택임대차와 관련한 분쟁이 발생했을 때 법률 전문가들이 조사를 거쳐 심의·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임차인과 임대인은 상호 합의한 조정 결정을 따라야 한다. 조정 결과에 집행력이 부여돼 상호 조정 결과를 이행하지 않으면 별도의 민사소송을 거치지 않고도 세입자가 집을 경매에 넘기는 등 강제집행이 가능하다.

올해도 보증금 반환 관련한 분쟁 상담과 조정신청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공단에 접수된 주택임대차분쟁 조정 건수는 260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1월(231건)은 물론 작년 12월(240건)보다 증가한 수치다.

서울지역에서 주택보증금 반환분쟁 증가가 두드러졌다. 올해 1월 조정위 서울지부로 접수된 건수는 88건인데 이 가운데 67건이 전세보증금을 만기에 돌려받지 못해 반환 중재를 요청한 건이다.

지방 자치단체가 자체 운영하는 임대차분쟁 조정위원회에도 관련 상담과 신청이 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의 임대차분쟁 조정위원회에 접수된 건수는 97건, 조정 실적은 37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2017년도 접수건수 75건, 조정 실적 24건보다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제때 보증금을 받지 못하는 세입자가 늘면서 강제경매를 신청하는 일도 늘고 있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임차인 혹은 전세권자가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경매(강제경매, 임의경매 포함)를 신청한 경우는 지난해 125건으로 집계됐다. 2017년(108건)보다 15.7% 증가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과거와 달리 매매와 전셋값이 동시에 하락하고 있어 지방을 중심으로 이른바 ‘깡통주택’, ‘깡통전세’ 문제가 함께 나타날 수 있다”며 “수도권은 아직 주의보 수준이지만 물량이 많은 만큼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세입자는 소송이나 경매 외 선택지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의무화, 보험료 인하, 가입 시기 확대 등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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