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멘탈이 약한게 아니야, 우울한 거야

입력 2019-02-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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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으니까 힘내라고 하지 마/장민주 지음/박영란 옮김/예문아카이브/1만3000원

"죽고 싶어. 너무 우울해"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아주 쉽게 "멘탈이 약하니까 그렇지. 긍정적으로 생각해봐"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이 말이 세상에서 가장 듣기 싫었다"고 말한다. 어릴 적부터 우울한 딸을 인정하지 않고 긍정을 강요했던 엄마의 입버릇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자식에게 무관심한 부모, 이유 없는 집단 따돌림과 믿었던 친구의 배신은 그를 외롭게 만들었다.

거기다 타고난 허약 체질, 외모에 대한 열등감, 예민한 성격, 학업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면서 우울증이 나날이 악화됐다. 숱한 약물 치료와 심리상담을 병행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불안감에 몸부림 쳤다.

그럼에도 괜찮은 척, 행복한 척 연기하며 아등바등 살아왔다. 그럴수록 그녀의 자존감을 갉아먹었다. 겉보기에는 멀쩡했지만 속은 상처가 곪아서 터지기 직전이었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우울증을 처음 인지하고 마음의 상처를 이해하기까지 8년간의 기록물이다. "살면서 어느 정도 겪는 고생을 '단련'이라고 말하지만, 과도한 고생은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기 전에 자신을 보살필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주위의 어떤 말에도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조언한다.

비단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만 하는 말이 아니다. 아주 사소한 일에도 고민을 달고 다녔던 사람, 타인과 관계 맺기가 어려워 늘 외로웠던 사람, "힘내!"라는 타인의 은근한 압박에 무리하고 마음을 썼던 사람들에게 전하는 공감과 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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