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5·18 망언’ 국회의원 제명이 필요한 이유

입력 2019-02-12 18:15

김하늬 정치경제부 기자

“그래. 5·18이 민주화운동이라 치자.”

귀를 의심케 한 말이었다. A는 “민주화란 게 뭐냐. 할 말 다 하는 게 민주주의 아니냐”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정말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이 최근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 ‘괴물집단’이라고 폄훼해 공분을 사고 있다. 김순례·김진태·이종명 의원은 A 못지않게 당당했다. 김진태 의원은 이 상황에 당권 주자 자격으로 광주를 방문해 시민들의 비난을 받았다.

백번 좋게 봐줘서 5·18 광주민주화를 왜곡하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치자. 그러나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자신의 발언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뻔히 알면서 그런 망언을 한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국회의원은 국민이 선거를 통해 주권을 위임한 대리인 아닌가.

이런 사태를 초래한 의원들을 욕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이들이 아직도 5·18 민주화운동을 정치적 도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인권을 위해 발언하고 행동해야 할 국회의원이 편가르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2·27 전당대회를 보름 앞둔 한국당은 이들의 발언이 당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계산하고 있다.

특히 나경원 원내대표는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일부 의원들의 발언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다만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해 또 다른 논란을 일으켰다.

망언을 한 김진태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공청회 참석자들의 발언은 주관적인 것이고, 향후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이번에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 국민혈세가 들어갔으므로 우리는 알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사과는 없다. 이렇게 해서 한국당이 얻는 것이 무엇일까.

북한군 600명이 계엄 상태에서 광주에 잠입해 폭동을 선동했다는 주장은 이미 사실이 아닌 것으로 국회에서 정리된 터다. 이를 정당하고 합리적인 것처럼 여겨 상식 이하의 사람들을 보수 지지기반으로 끌어안으려다 보니 보수 자체가 상식 이하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프랑스 사회학자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개념 없는 국회의원과 A 같은 유권자들 때문에 눈물도 말라버린 광주시민들은 어디에 하소연해야 하는가. 민주주의에 있어 무식은 가장 큰 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헌법 정신을 위배하는 국회의원은 국민의 주인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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