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레시피] 밸런타인데이 앞둔 유통가 분주…○○데이 어떻게 만들어졌나?

입력 2019-02-12 17:06수정 2019-02-1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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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밸런타인 데이 이벤트(사진제공=스타벅스코리아)

밸런타인데이(2월 14일)를 앞두고 유통가가 분주하다. 유통업계는 밸런타인데이가 연인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을 넘어 가족과 친구, 직장동료와 마음을 나누는 날로 자리 잡았다고 보고 매출 확대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밸런타인데이는 언제 어떻게 생긴 것일까?

사실 밸런타인데이의 유래에는 다양한 설이 있다. 우선 로마시대에는 군단병의 결혼이 금지됐지만, 발렌티노라는 신부가 서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법을 어기고 몰래 결혼을 성사시켜 주었다가 발각돼 사형당했다. 이를 기리기 위해 생긴 것이 성 발렌티노 축일(밸런타인데이)이라는 주장이 있다.

또 다른 유래는 서양에서 새들이 교미를 시작하는 날이 2월 14일이라고 믿은 데서 유래했다는 주장이 있다.

다만 이런 유래 모두 남녀가 서로 사랑을 맹세하는 날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사진제공=마켓컬리)

오늘날 이성에게 초콜릿 등 선물을 주는 모습은 1861년 영국의 리처드 캐드버리라는 인물이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선물하는 광고를 기획하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다만 서양에서는 초콜릿도 선물로 많이 팔리지만, 꽃이나 보석, 향수, 가방, 액세서리 등 다양한 선물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밸런타인데이는 상당부분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 일본에서는 1936년 고베의 모로조프 제과에서 초콜릿을 연인에게 주는 날이라는 마케팅을 했으며, 1958년 도쿄 아오야마에 있던 메리 초코 양과자점에서는 '메리의 발렌타인 초코'라는 상품을 기획하면서 밸런타인데이가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준다는 의미를 담았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영향을 받아 오늘날 밸런타인데이를 연인 간의 큰 기념일로 여기고 있고, 여성이 사랑하는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로 여겨지고 있다.

이 때문에 밸런타인데이는 유럽에서 유래됐지만, 유럽에는 없는 '화이트데이'(3월 14일)가 생기기도 했다. 화이트데이도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 일본의 전국사탕과자공업협동조합은 1980년 매출 증진과 재고 처리를 위해 3월 14일을 화이트데이로 기념해 밸런타인데이와 반대로 이번엔 남성이 사랑하는 연인에게 사탕을 선물하는 날로 의미를 담았다.

우리나라 유통업체들도 이런 일본의 영향을 받아 3월 14일을 화이트데이로 기념하고 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매달 14일을 '○○데이'라고 이름 지어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데이', 똑똑한 마케팅 vs 지나친 상술=매달 14일이면 포털사이트 검색어에는 '○○데이'가 늘 자리하면서 화제가 된다.

△1월 14일은 다이어리데이 △2월 14일은 밸런타인데이 △3월 14일은 화이트데이 △4월 14일은 블랙데이 △5월 14일은 로즈데이 △6월 14일은 키스데이 △7월 14일은 실버데이 △8월 14일은 그린데이 △9월 14일은 포토데이 △10월 14일은 와인데이 △11월 14일은 무비데이 △12월 14일은 허그데이다.

이런 '○○데이'를 무시하면 좋겠지만, 유통업계가 일제히 '○○데이' 마케팅을 펼치다 보니 쉽게 지나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앞에서 언급한 '○○데이'를 살펴보면 대다수가 유통업계에서 억지로 의미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지나친 상술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일례로 1월 14일 다이어리데이의 경우 '연인끼리 서로 일기장을 선물하는 날'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면서 연초 다이어리 판매가 급증한다.

(게티이미지)

4월 14일 블랙데이에는 '솔로들끼리 자장면을 먹으며 위로하는 날'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며 유통업계에서는 짜장라면을 할인 판매하거나 중국집에서도 각종 이벤트를 펼친다.

5월 14일 로즈데이에는 '연인끼리 장미꽃을 선물하는 날'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며 소비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 화훼농가에 시름을 덜어줄 장미꽃 판매가 급증한다.

이처럼 '데이 마케팅'을 통해 국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이런 날을 핑계로 제품을 지나치게 비싸게 판매하며 1년 매출 대부분을 이날 올리려는 경우도 있어 부정적인 목소리도 높다.

◇정부도 참여하는 '데이 마케팅'…하지만 소비자는 지쳐=최근 정부도 우리 농축산물 판매 확대를 위해 '데이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인삼데이(2월 23일), 삼겹살데이(3월 3일), 오리·오이데이(5월 2일), 쌀데이(8월 18일), 가래떡데이(11월 11일) 등이 바로 그것이다. 날짜의 발음을 이용하거나 특정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거나 해석해서 붙여진 날이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이런 날을 홍보하는 한편, 국내 농축산물 판매를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는 지나치게 많은 '○○데이'로 인해 지쳐가는 모양새다. 1년이면 수십 개의 '○○데이'들이 생겨나 이런 날을 의미 있게 봐야 할지도 고민하게 한다.

유통업계에서도 '○○데이'가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오리온이 '초코파이 데이'(10월 10일)를 만드는 등, 다수의 기업이 자사 제품을 이용해 '데이 마케팅'에 나섰지만, 끼워 맞추기식 마케팅이라는 말을 들으며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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