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 가세한 편의점 6500곳…치킨 매출 두 자릿수 성장

입력 2019-01-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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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판매 장려금에 배달 강화 나서자 치킨 프랜차이즈 “배달 포함되면 경영난 우려”

편의점에서 치킨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지난해 치킨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들은 장려금을 지급하는가 하면 배달 서비스를 검토하는 등 치킨 판매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고전하고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운영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편의점 CU(씨유)에 따르면 치킨류 매출 신장률은 2016년 7.1%에서 2017년 14.3%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16.5%로 껑충 뛰었다. CU의 작년 말 기준 치킨 판매 점포는 2200여개로, 전체 매장의 17% 가량이 치킨을 팔고 있다.

GS25 역시 최근 2년새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17년 59.6%로 집계된 GS25의 치킨류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24.4% 성장하며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갔다. 점포수는 3500여개로 현재 GS25 점포 4개 당 1곳이 치킨을 팔고 있는 셈이다. 현재 800개 점포에서 치킨을 판매하고 있는 세븐일레븐도 지난해 치킨 매출이 전년대비 7.3% 성장했다.

편의점 치킨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에 가성비가 높은데다 맥주를 사면서 함께 구매하는 등 편의성도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부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치킨 한 마리 가격을 2만 원대로 인상했지만, 편의점 치킨 한 마리는 현재 1만 원 수준이다. 여기에 각종 할인 이벤트가 잦아 실제 구매 가격은 더욱 낮아진다. 또한 조각치킨과 꼬치류, 컵치킨까지 다양한 상품이 구비돼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도 장점이다.

상품성이 확인되면서 편의점들은 치킨 판매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1월 프랜차이즈 BBQ와 협업한 치킨을 출시해 현재 10여개 매장을 통해 테스트 판매 중이다. GS25는 치킨을 직접 튀기는 편의점에 한해 튀김기름 비용의 50%를 지원하는 ‘치킨 장려금’을 올해 상반기 내로 시행한다는 계획이어서 치킨을 판매하는 가맹점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불황에 시름이 깊은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경영난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외식 프랜차이즈 업종 중 가장 많은 분야는 치킨집(2만4554개)이다. 커피전문점(1만6795개)과 햄버거(1만1755개)의 두 배를 넘어설 정도로 과당 경쟁에 처해 있다. 이런 와중에 치킨 판매 편의점 6500개 이상이 경쟁자로 떠올라 설상가상인 상황이다.

더욱이 편의점들이 최근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CU는 오는 3월부터 ‘요기요’와 손잡고 도시락, 삼각김밥 등 간편식품을 배달하기로 했다. 배달 대행 서비스 회사 ‘띵동’을 통해 서울 일부 지역에 배송을 하고 있는 GS25도 전국 배달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편의점들이 배달 항목에 치킨을 포함할 경우 치킨 프랜차이즈에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된다. 이는 치킨 프랜차이즈가 최근 배달비를 따로 받는 방식과 크게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맛과 품질에 차이가 있어 편의점은 치킨집의 직접적인 라이벌이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편의점에 다른 상품을 주문하면서 치킨을 끼워넣는 경우를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치킨 가맹점의 어려움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편의점 관계자는 “새로운 배달 서비스의 품목 카테고리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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