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금융지주 사외이사 ‘물갈이’ 임박

입력 2019-01-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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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하나·농협 금융지주 28명 중 16명 임기만료·공석

주요 금융회사의 사외이사 상당수가 교체될 전망이다.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 절반 이상이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는 사외이사 역할을 재정비하고 나섰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NH농협금융지주 등 4개 금융지주사 사외이사 28명 중 올해 3월 임기가 끝나거나 현재 공석인 사외이사는 총 16명(57%)이다.

KB금융의 경우 사외이사 7명 중 유석렬·스튜어트 솔로몬·박재하·한종수 사외이사 등 4명이 3월 임기를 마친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열어 이들에게 중임 희망 의사를 물었고, 한 이사만 중임을 원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10명 중 총 7개 자리가 비었다. 박철·이만우·히라카와 유키·필립 에이브릴·이성량·박인순 사외이사 등 6명의 임기가 3월 끝난다. 주재성 사외이사는 지난해 말 국민은행 상근감사위원에 선임돼 사임했다. 나머지 사외이사가 중임하더라도 최소 1명 이상의 사외이사를 구해야 한다.

게다가 대법관을 지낸 박병대 사외이사가 ‘재판 거래 의혹’으로 검찰 피의자 조사를 받고 있어 활동이 자유롭지 않아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신한금융은 다음 달 8일까지 주주로부터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받는다. 다양한 사외이사 후보군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7명 중 윤성복·박원구·차은영·허윤 사외이사 등 4명이 3월 임기를 마친다. 농협금융은 사외이사 4명 중 정병욱 사외이사의 임기가 3월 만료된다. 이달 출범하는 우리금융지주는 이미 사외이사 5명을 구성했다.

사외이사는 총 6년까지 재직할 수 있다. 다만 금융당국이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꾸준히 강조하면서 이번에 대폭 바뀔 가능성이 크다. 당국은 투명한 지배구조를 위해 사외이사가 제 역할을 하는 게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사외이사를 엄격하게 평가하고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이 국회에 올라가 있다. 개정안에는 사외이사 연임 시 반드시 외부 평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금융회사가 무기명 설문 조사 등 평가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아서다. 경영진을 제대로 감시하도록 사외이사를 순서대로 교체하는 내용도 담았다.

금융감독원은 ‘사외이사 핸드북’ 제작 막바지 작업 중이다. 지난해 초 실시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현장 점검의 후속 조치다. 핸드북에는 사외이사의 구체적인 역할과 바람직한 지배구조 사례 등을 담는다. 핸드북 제작을 끝내는 대로 금융회사 사외이사 등을 모아 이러한 내용을 설명하는 간담회를 연다. 금감원 관계자는 “점검 당시 2~3곳을 제외하고 사외이사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이미 경영진이 잘하고 있는데 괜히 방해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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