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대한민국 ‘GREAT Korea’] ‘신재생에너지’ 이상 높지만… 현실은 전기료 폭등 우려

입력 2019-01-0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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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경제적·안정적 전력 공급수단인 원전 계속 사용해야”

에너지 전환 정책 추진으로 전기료 인상에 대한 우려가 높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지난해 7월 “두부 값(전력)이 콩 값(원가)보다 싸다”고 말해 전기료 인상론에 불을 지폈다. 한전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17회계연도 연차보고서에서도 “탈원전 및 에너지 전환 정책이 한전과 자회사에 재무 부담을 안길 수 있다”며 전기요금 인상을 암시했다.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워킹그룹은 지난해 11월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 수립 방향에 대한 권고’에서 “친환경 에너지원인 재생에너지는 국내 에너지 안보 제고 측면에서 지속적인 보급 확대가 필요하다”면서도 “에너지 가격구조 왜곡이 합리적 에너지 소비를 저해한다. 낮은 전기요금은 전력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탈원전 정책을 주도한 여당에서도 전기료 인상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에서 “글로벌 요금 수준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주택·산업용 등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며 “낮은 전기요금을 유지하면서 화력발전소 미세먼지를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전환까지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매체에 “전기료를 2배가량 올려야 한다”고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2020년까지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고 못 박은 정부 기조와 배치되지만 ‘현실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그간 전기료 인상론에 선을 그었다. 산업부는 전기료 인상 우려에 대해 “탈원전이 가동 중인 원전을 즉시 멈추는 게 아니다. 긴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전력 수급 차질이 없는 범위에서 추진할 예정”이라며 “단기적 요금 급등은 없으며 중장기적으로 대체에너지원(신재생·LNG 등)을 늘리고 수요를 관리해 요금인상 요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탈원전 시 전기료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생산에서 원전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국가에너지통계종합정보시스템(KESIS)에 따르면 우리나라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2016년 기준 94.7%이며 원자력 발전을 국내 생산에 포함하면 83.1%로 낮아진다. 업계 전문가는 “원자력 발전 단가가 유연탄, LNG,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낮고(LNG의 50%), 전체 발전량 중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30%에 달해 원전 이용률이 급감하면 전체 발전 단가의 상승으로 이어져 전기료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탈원전 시 우려되는 건 전기요금 상승뿐만이 아니다. 전력업계는 탈원전이 지속될 경우 원전산업과 생태계가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원전 백지화와 표준형 원전 수출 지연 등으로 인해 원전 제조사의 사업 여건이 악화하면 장기적인 경기 침체가 도래할 것”이라며 “원자력 발전 국산화에 성공했음에도 원전부품 시장이 붕괴돼 부품 조달을 다시 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부품가격 상승과 유지비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결국 우수 인재들의 원자력 기피 현상으로 전체 원자력 산업의 질적·양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논지다.

대만 영국, 프랑스, 일본 등이 탈원전을 외치다 회귀한 것도 이 때문이다. 대만은 2년 만에 탈원전 정책을 폐기했다. 영국 역시 탈원전 정책을 펴다 20년 만에 친원전으로 회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원전정책의 속도 조절에 나섰다. 결국 문재인 정부는 해외에서 이미 ‘실패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셈이다.

원전은 안전성 논란에도 효율적인 전력 생산 방식으로 여전히 매력적인 카드다.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 오염 우려로 안전성 논란이 더 커졌다. 여기에 친환경 추세로 탈원전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역시 발전량을 원전 수준으로 끌어올릴 경우 산림 훼손, 토지 오염 등 심각한 부작용이 유발된다. 원전은 안전 관리만 잘 이뤄지면 문제 되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자력발전소에 납품되는 자재를 엄격하게 품질 관리하고 있고 정부 규제와 감시도 강화됐다”며 “한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40여 년간 원전을 안전하게 운영해 왔고 세계 최고의 원전 건설 및 운영 기술을 바탕으로 원자력 국산화를 이룩했다”며 “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경제적이고 안정적 전력공급,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 원전을 계속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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