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美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돼 있다… 美, 오판 시 새 길 모색”

입력 2019-01-01 17:05수정 2019-01-0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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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서 2차 북미정상회담 의지 밝혀… 한미 연합훈련·美 전략무기 전개 중지 요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9시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예전과 달리 올해는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일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1월 중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가능성도 커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TV를 통해 발표한 신년사에서 “(미국이) 우리의 인내심을 오판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올바른 협상 자세와 해결 의지로 임하면 유익한 종착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비핵화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미국의 상응 조치가 없으면 핵무기 개발 등을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그만큼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는 불변한 입장이자 나의 확고한 의지”라며 “미국이 상응한 실천 행동을 한다면 비핵화는 빠른 속도로 전진할 것”이라고 거듭 상응 조치를 강조했다.

남북 관계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며 “북남 사이 협력과 교류를 전면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공고히 하고 온 겨레가 북남 관계 개선의 덕을 실지로 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남북 경제협력 재개를 희망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남북 경협은 유엔과 미국의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이 필요한 사항이라는 점에서 두 정상 간의 허심탄회한 대화가 필요하다. 지난해 말 기대했던 김 위원장 서울 답방이 연초에 이뤄질 개연성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1월 중 김 위원장이 서울을 답방한다면 국제사회에 비핵화 의지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종전선언과 관련해 중국이 참여하는 다자협상 추진 의사도 적극적으로 나타냈다. 그는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연계 밑에 조선반도의 현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하여 항구적인 평화 보장 토대를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신년사에서 한미 연합훈련과 미국 전략무기 전개 중지를 요구해 그 의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태에서 발언한 점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미국 내부에서 북한의 비핵화뿐만 대량살상무기도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협상 카드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확고한 의지는 새해 한반도 문제가 순조롭게 풀리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선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에 대한 답장 전달과 1월 서울 답방 논의를 위해 대북 특사를 파견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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