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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잔한 실험실] 크리스마스엔 역시 치맥! 교촌·BBQ·네네·페리카나 치킨 4종 가성비 분석
입력 2018-12-24 23:50   수정 2018-12-25 09:32

감자튀김은 어느 패스트푸드점에서 먹는 게 가성비가 가장 좋을까? 어떤 에너지 드링크를 먹어야 같은 값에 더 많은 카페인을 섭취할 수 있을까? 일상 속에서 한 번쯤 궁금해했지만, 너무 쪼잔해 보여서 실제로 실험해본 적 없고, 앞으로도 그다지 해보고 싶지 않은 비교들. [쪼잔한 실험실]은 바로 이런 의문을 직접 확인해 보는 코너다. cogito@etoday.co.kr로 많은 궁금증 제보 환영.

▲크리스마스에는 역시 케이크보다는 치킨이다. 함께 놓인 크리스마스 트리와 치킨. 누가 봐도 정말 잘 어울리지 않는가. (김정웅 기자 cogito@)

기자 “크리스마슨데, ‘케이크 저렴이 대전’ 어떨까요? 어느 빵집이 싸고 양 많은 케이크를 팔까? 이런거….”

부장 “요즘 크리스마스 때 케이크 잘 안 먹는다. 다들 애인이 있는 건 아니잖아. 크리스마스에 혼자 치킨에 맥주 먹는 사람이 훨씬 많을걸?”

그렇다. 크리스마스 케이크의 용도는 의외로 제한적이다. 일반적으로는 연인이 처음으로 맞는 성탄절을 축하하거나, 친구들끼리의 축하파티 등에서 쓰일 수 있겠다.

하지만 치킨은 범용성이 뛰어나다. 이를테면 연인이 케이크로 축하파티를 하고 나더라도 케이크만으로 저녁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무언가를 먹어야 한다면 ‘치킨에 맥주’가 훌륭한 선택지가 돼 줄 수 있다. 친구들끼리 파티를 하더라도 파티 장소에서 가장 손쉽게 택할 수 있는 메뉴가 치킨이기도 하다. 사회 통념상 남자끼리 모여서 케이크를 먹는 일은 많지 않지만, 치킨을 먹는 것은 매우 흔하다. 심지어 치킨은 성탄절을 기념하지 않더라도 그냥 12월 25일의 저녁식사가 될 수도 있다.

수학적으로도 성탄절엔 케이크보다 치킨이 인기 있음을 증명할 수 있다. 커플이 케이크로 성탄절을 기념한다고 치자, 이 경우 보통 구매하는 케이크는 1개다. 반면, 솔로인 남녀가 각자 치킨을 시켜 먹는다 가정하면, 반마리는 배달이 안 되니까 2명이 2마리의 치킨을 사게 된다. 요약하면 케이크는 둘이서 1개 사는 음식이고, 치킨은 둘이서 2개 사는 음식이라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치킨은 명실상부하게 케이크보다 대중적으로 훨씬 사랑을 많이 받는 음식임이 자명하다. ‘치느님’이란 말은 있어도 ‘케느님’이란 말은 없지 않은가.

치킨에 대한 찬양이 생각보다 길게 이어졌다. 치킨을 케이크보다 높이 평가한 이유가 꼭 기자가 누군가와 케이크 먹을 일보다는, 혼자서 치맥을 먹을 일이 많기 때문이 절대로 아니다. 그런 이유가 전혀 없다는 건 아닌데…아무튼 치킨은 진짜로 케이크에 비해 높이 평가할 요소가 매우 많은 음식임이 틀림없다. 사적인 감정은 철저하게 배제한 아이템 선정이다.

언제나 그렇듯 눈으로 평가할 수 있고, 누가 봐도 수긍할 수 있을 만큼 객관적 지표만을 평가 요소로 삼았다.

비교 대상에는 국내 치킨업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브랜드 중 교촌치킨, BBQ치킨, 네네치킨을 선정했으며, 여기에 페리카나치킨을 더했다. 한국 치킨 계의 ‘올드스쿨’을 대표하는 브랜드도 한 곳 정도 비교 대상에 포함해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각사의 주력 메뉴가 따로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비교는 4개 브랜드의 ‘(뼈있는) 프라이드치킨’ 단일 메뉴만을 대상으로 삼았다. 같은 조리방법이 아니면 비교에 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프라이드는 치킨의 가장 기본적인 형식이기도 하다.

2018년 크리스마스에(도) 함께 케이크를 나눠 먹을 이가 없어 적막함과 쓸쓸함을 느끼는 이들에게 이 기사를 헌사한다. 사실 치킨은 '혼자서' 먹는 게 더 맛있는 유일한 음식이다.

▲4개 브랜드의 치킨을 한데 모아 촬영해 봤다. 날개와 다리를 제외한 나머지 조각은 맞추기가 어려워 한데 뭉쳤다. 특히 교촌의 후라이드 치킨이 너무 많이 조각나 있어 맞추기가 어려웠다. 세어 본 결과 교촌 치킨은 25조각, BBQ는 8조각, 네네치킨은 17조각, 페리카나치킨은 17조각으로 나누어 판매했다. (김정웅 기자 cogito@)

◇파트1. 가격대 중량비의 최강자는?

왜 돼지고기나 소고기가 아닌 닭고기가, 또 닭고기 중에서도 삼계탕도 백숙도 찜닭도 아닌 치킨이 요식업계의 부동의 원톱이 됐을까? 여러 이유가 있지만 결정적인 요소 중 하나는 ‘양’이다. 이렇게 싼 가격에, 푸짐하게, 맛있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고기 요리는 지구상 어느 문화권의 어느 음식을 뒤져봐도 흔치 않다.

치킨을 ‘치느님’의 반열에 오르게 한 가격대 중량비. 각 치킨 브랜드들의 단위당 가격이 얼마나 비싼지 무게를 달아 순수한 치킨의 무게를 분석해봤다.

다만 한 가지 지역별 변수가 있는데, 바로 배달비다. 교촌치킨은 지난해부터 전 점포에 일괄적으로 2000원의 배달비를 별도로 받고 있다. 따라서 직접 사서 먹는 이들을 고려해 배달비 포함과 미포함 시의 가성비를 나눠 따져봤다. 이투데이 인근의 BBQ와 네네치킨, 페리카나치킨은 배달비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배달된 가격 그대로를 기준으로 했다.

100g당 치킨 가격은 네네치킨이 1728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이어 △교촌치킨 1906원(배달비 포함 시 2160원) △BBQ 2219원 △페리카나 2374원 순이었다. 교촌치킨의 배달비는 부과 여부에 관계없이 순위에는 영향이 없었다.

페리카나 치킨은 튀긴 떡볶이용 가래떡 5개를 함께 줬지만 무게 측정에서는 뺐다. 첫째로 이 기사는 ‘치킨’의 가격대 중량비가 어떻게 되느냐를 알기 위해 작성된 데다, 두 번째로는 치킨과 떡이 떡볶이와 오뎅만큼 관련이 깊은 음식도 아니기 때문이다. 사이드 메뉴를 넣어주려는 페리카나의 의도는 높이 사지만, 떡을 좋아하는 분들만 ‘여긴 떡도 주는구나’ 하는 정도로 참고해 주시길 바란다.

▲4개 브랜드의 별도 추가 구성품 없이 '후라이드치킨'만을 시켰을때의 기본 구성품. 내용물은 위의 표로 정리해두었다. (김정웅 기자 cogito@)

◇파트2. 생각보다 상이한 구성품

옛날 옛적에, 정확히는 지금처럼 치킨이 대세가 되기 전인 20년 전 쯤에는 프라이드치킨을 시키면 정말 봉투에 ‘프라이드치킨’만 담겨왔다. 특별히 주문하지 않는 한 양념소스를 주는 집은 드물었고, 콜라는 당연히 따로 별도 주문해야 했다. 아, 소금이 꼭 같이 딸려왔는데 여기에 대해선 후술하겠다.

치킨업계가 무한 경쟁에 돌입한 현재는 브랜드마다 제공하는 기본 구성품이 차별화됐다. 브랜드별 치킨 기본 구성품은 각 업체의 시그니처가 돼 가고 있을 만큼 각기 특색이 있다.

우선 '치킨 무'를 주지 않는 ‘비상식적인’ 브랜드는 없었다. 만약 비교 업체를 20개 가량으로 늘렸어도 치킨 무 첨부의 원칙은 철저히 지켜졌을 거라고 생각된다.

양념치킨 소스는 교촌을 제외한 3사에서 모두 제공됐는데, 교촌은 양념치킨 소스 대신 잠발라야 소스를 넣어주었다. 양념소스가 기본으로 오지 않은 데 대해 교촌은 원래 프라이드가 아니라 ‘간장치킨’이 주력 메뉴인 회사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BBQ를 제외한 세 업체는 모두 머스타드 계열의 소스도 함께 제공했다.

네네치킨은 콘샐러드가 기본 제공되는 게 특징이다. 다만 다른 업체에서 모두 제공되는 콜라가 제공되지 않았다. 콜라는 교촌과 BBQ에서는 작은 캔 한 캔이, 페리카나치킨에서는 500㎖ 페트병 한 병이 제공됐다. 다만 콜라의 유무와 그 크기는 지역별로 다소 다를 수 있다는 점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소금. 처갓집 양념통닭, 스모프 양념통닭, 이서방 양념통닭 등이 업계를 주름잡던 치킨 산업의 태동기엔 프라이드치킨을 시키면 반드시 포함돼 온 구성품이 바로 소금이다. 용도는 당연히 찍어먹으라고 주는 것이었다. 소금을 찍어먹어야 하는 이유는 당연히 싱거워서이고, 이는 아마 당시 닭을 염지해 간을 맞추는 기술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현재는 치킨용 닭에 염지가 충분하게 돼 나오는 데다 각사별 주력 치킨이 양념 맛으로 차별화됐기 때문에 프라이드를 시킨들 소금을 따로 제공하지 않는다. 페리카나의 소금은 1990년대 치킨 태동기 ‘올드스쿨’의 흔적이다.

◇파트3. 영양정보는 교촌·BBQ만 공개 중…“더 상세한 영양정보가 필요해”

MBC의 옛 예능프로그램인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외식 산업가 백종원 대표가 출연했었다. 백 대표는 치킨 요리법을 방송하던 도중 무지방 우유를 넣어도 되냐는 시청자의 질문에 소름 돋는 명대사(?)를 남긴 바 있다.

“무지방 우유를 쓰려면 닭튀김을 뭣하러 먹어요!(쒸익쒸익)”

▲치킨 만들때 무지방 우유를 넣으려는 시청자에게 일갈하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여기서의 무다러(?)는 '뭣하러' 충청도 방언이다. (출처=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 영상 캡처)

일견 타당한 지적이다. ‘고기를 밀가루를 묻혀 기름에 튀긴 음식’을 만드는 중에 우유에 들어간 상대적으로 소량의 지방을 염려한다는 게 어떻게 보면 웃긴 생각이다.

근데 생각을 좀 달리할 수도 있다. 치킨을 먹는 거야 맛있어서 그렇다지만, 그 와중에 좀 더 건강하고 살 안찌는 치킨을 찾을 수도 있는 것 아닐까? 칼로리의 문제야 그렇다 치더라도, 나트륨의 경우는 정말로 신경 써서 섭취량을 줄여야만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각사별 치킨 영양성분을 알아보던 중 다소 의아한 사실 한 가지를 알았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중 자사 제품의 칼로리, 나트륨, 지방, 단백질 등의 영양정보를 공개하는 업체는 교촌과 BBQ뿐이라는 사실이었다.

치킨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지난 2016년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치킨 영양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라는 권고를 받은 바 있다. 권고는 어디까지나 권고일 뿐이기 때문에 강제성이 없어 업체들이 지켜야 할 의무가 없다. 이 때문에 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교촌치킨과 BBQ만이 자체적으로 영양성분 검증을 거쳐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을 뿐이었다.

▲교촌치킨(왼쪽)과 BBQ치킨 만이 자사 제품의 영양정보를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있었다.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의 홈페이지엔 이같은 정보가 없다. (출처=각사 홈페이지)

익명을 요구한 치킨업계의 한 관계자는 “식품의 영양성분 분석은 객관성을 확보해야 하므로 자체적으로 실시할 수 없고, 외부 기관의 힘을 빌려야 하는 데다, 비용도 상당히 많이 드는 작업”이라며 “이 때문에 가장 큰 치킨 업체인 교촌과 BBQ를 제외하고는 영양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이 많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치킨업계의 악덕으로만 몰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 기본적으로 기업의 작동 원리는 이윤 극대화다. 모든 기업이 판매량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도 않고, 의무화되어 있지도 않은 일을 비싼 비용을 치러가며 실시해야 한다는 생각은 무리가 있는 주장이다.

다만 식약처가 치킨의 영양성분 정보 제공을 의무화하지 않고 권고에서만 그친 것은 다소 아쉽다. 자타공인 온 국민의 대표 외식상품이자, 많이 먹는 가정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일주일에 한두 번씩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인 치킨이다. 각 업체가 공개하지 않는다면 강제해서라도 소비자가 영양정보를 알 수 있게끔 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비판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각설하고 홈페이지에 영양 정보를 고시하고 있는 두 업체를 기준으로, 프라이드치킨의 칼로리는 교촌이 BBQ보다 약 100g당 100kcal가 높았다. 반대로 나트륨은 BBQ가 교촌보다 100g당 100mg이 높았다. 다만 상술한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모든 업체의 영양정보가 비공개이기 때문에, 교촌과 BBQ의 치킨만으로 상대적인 영양성분의 질을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밝혀둔다.

◇번외. “맛이 어떠냐고? 신성모독이다!”

첫 화부터 [쪼잔한 실험실]은 맛을 평가하지 않았다. 감자튀김도, 에너지드링크도, 과자도, 맥주도 예외 없이 적용되는 원칙이다. 대장금이 살아난다 한들 맛의 평가를 완전히 객관화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단, 치킨은 이와는 결이 다른 이유에서 맛을 평가하지 않았다. 치킨을 논하는데 맛은 무슨 맛이란 말인가? 많이들 ‘치느님’이라고 부르곤 한다. 특정 ‘종교와 연관된 사안’을 언론이 평가하는 것은 정론직필에 어긋날 뿐 아니라 신성모독에 해당한다. 치킨은 항상 옳다.

치킨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은 비단 맛에서 그치지 않는다. 다시 앞서의 케이크와 견주어 보자. 성탄절을 맞아 집에서 혼자 크리스마스용 케이크를 사서 잘라 먹을 때(사실 기자는 이런 걸 실제로 해 본 적은 없다)의 기분과, 집에서 혼자 치킨에 맥주를 시켜 먹을 때의 기분을 상상하며 비교해보도록 하자. 케이크는 두 사람 사이에 이미 있는 기쁨을 더해주는 데 그치는 음식이지만, 치킨은 홀로 있는 우리에게도 그 자체로 기쁨이 되어줄 수 있는 음식이다.

“애인이랑 같이 케이크 사 먹으면 맛있고 분위기도 좋은데요?”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는데, 기자가 딱히 그런 사실을 몰라서 이 기사를 쓴 건 아니다. 이번 [쪼잔한 실험실]은 올해 크리스마스에 케이크보다는 치킨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기획이고, 분명 독자들 중 기자의 이같은 뜻에 공감해 주는 이들이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서도 밝혔듯 그런 이들에게 헌사하기 위해 준비한 기사다.

올해 크리스마스에 케이크를 먹는 이와 치킨을 먹는 이들, 모두에게 행복한 연말이 되기를 바라며.

해피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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