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2019 다보스 포럼] WEF는 왜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열릴까

입력 2018-12-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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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비만 8000만원...통찰력 부족해 ‘글로벌 엘리트들의 답답한 모임’ 평가도

‘다포스포럼’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세계경제포럼(WEF)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WEF는 매년 1월 각국 정치, 경제·재계 인사들을 스위스의 인구 1만여 명의 작은 도시 다보스로 불러 모아 세계 경제와 산업 의제를 논한다. 46회째를 맞은 올해 다보스포럼에도 99개국에서 2500명이 넘는 경제인과 기업인이 모여 세계 경제 문제를 토론하고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다졌다.

WEF의 모태는 1971년 생긴 ‘유럽인 경영심포지엄’이다. 이때는 스위스 쿠르가 개최지였다. 포럼의 설립자인 독일 출신 클라우스 슈바브 제네바대학 교수는 포럼 참석 대상을 전 세계로 넓히고 정치인으로까지 확대하는 과정에서 개최지를 다보스로 선택했다. 다보스는 스위스 동부 그라우뷘덴주의 휴양지로, 대도시보다 교통이 불편해 접근성이 떨어진다. 그런데도 선정한 이유는 순전히 ‘자연경관’ 때문이다. WEF가 다보스에서 처음으로 열린 1981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개최지 다보스에 대해 “정치 인사와 비즈니스 리더가 휴식을 취하면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마법과 같은 회의 장소’”라면서 “다보스는 유명 인사들이 비싼 비용을 내면서도 이곳에 모이도록 하는 힘이 있다”고 평가했다.

WEF는 참가비가 무려 7만1000달러(약 7900만 원)에 달한다. 참가비는 연회비 형식인데 연간 회원권과 세금을 포함한 금액이다. 여기에 개별 세션 참가 비용과 회사 차원에서 단체로 참석하려면 별도의 비용이 든다. 다보스포럼에 참가할 수 있는 회원 자격은 전략 파트너와 산업 파트너, 재단 파트너 등으로 나뉘는데 전략 파트너의 경우 연간 회비가 60만 스위스프랑(약 6억8000만 원)이다. WEF의 전략적 파트너들은 주로 다국적 기업들이다. 숙박료와 교통비는 별도다.

WEF가 그 명성 값을 하느냐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포럼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머리를 맞대는 자리이지만 말 잔치로 끝난다는 지적이다. 유럽 의회는 1월 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수장이나 정치인들이 기업의 주주들이나 유권자들의 동의 없이 결정을 내리는 것 때문에 WEF가 비판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여주기식에 그치는 포럼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리스 재정위기 때나 ‘아랍의 봄’이라 불린 중동 지역 민주화 당시 열린 다보스포럼은 뚜렷한 방법이나 통찰력을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글로벌 엘리트들의 답답한 모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그동안 미국 대통령들은 ‘공허한 말 잔치에 불과한 부자들의 놀이터’라는 비판적 시선 속에 다보스포럼과 거리를 두면서 별도의 대표단만 파견했다. 그러나 18년 만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다보스포럼에 참석했고 내년에도 참석 계획을 밝혔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화를 예찬하는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다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각각 ‘자유무역’과 ‘보호무역’의 주장 격으로 맞부딪치는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무역 전쟁이 미국과 중국의 일시 휴전에 들어간 와중에 열리는 내년 다보스 포럼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2018년 세계경제포럼(WEF) 로고. 사진 출처=WEF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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